방목 소 갇히고 지하주차장 침수…제주 물폭탄 피해

입력 2023-08-30 13:52 수정 2023-08-30 13:58
30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의 한 저류지에 빗물이 불어나면서 방목한 소들이 갇혀 소방당국이 출동하는 일이 벌어졌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 제공

전국 곳곳에 시간당 30㎜ 안팎의 집중호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제주도에는 침수 피해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30일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까지 총 9건의 침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오전 6시 서귀포시 강정동의 한 호텔 지하주차장이 배수펌프 고장으로 침수됐다.

오전 9시에는 동일리와 안성리, 상모리 등 서귀포시 대정읍 일대 주택 여러 채가 침수됐다.

인근 대정읍 보성리에서는 저류지에 방목 중이던 소들이 불어난 물에 나오는 길을 찾지 못해 구조대가 출동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구조대는 5마리를 안전지대로 유도해 이동시키고, 송아지 1마리는 크레인을 이용해 물 밖으로 끌어올렸다.

이어 오전 10시에는 안덕면 덕수리의 한 마늘밭이 침수돼 소방이 배수 작업을 벌였다.

30일 오전 서귀포시 대정읍 동일리의 한 주택 마당이 침수돼 소방이 배수작업을 벌이고 있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 제공

현재 제주도 서부, 남부, 산지, 중산간에는 호우경보가, 북부와 동부에는 호우주의보가 발령된 상태다.

29일 0시부터 30일 정오까지 누적강수량을 보면 서광 157.5㎜, 안덕화순 117.5㎜, 대정 116.5㎜ 등 제주 남부지역에 비가 집중됐다.

이외 애월 78.0㎜, 표선 71.5㎜, 추자도 45.0㎜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오늘과 내일 제주지역에는 30~80㎜, 산지 등 많은 곳은 120㎜ 이상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

제주지방기상청은 “내일까지 제주도에는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며 “시설물 관리와 보행자 안전에 유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