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군의 흉상 이전 논란과 관련해 정부 관계자는 29일 “우리 육군 장교를 육성하는 교육기관에 홍범도와 같은 인물을 추앙하는 흉상을 세워놓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날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홍범도가 생애 초반 항일 무장 독립투쟁을 한 것은 분명한 역사적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그 공로에도 불구하고 자유시 참변 당시 희생당한 독립군의 반대편을 선택했다”고 주장했다.
자유시 참변은 1921년 6월 28일 소련의 적군(赤軍) 29연대와 코사크 기병 600여명이 대한의용군 주둔지 등을 무차별 공격한 사건이다. 소련공산당 지시를 따르는 고려혁명군이 소련과 함께하길 거부하는 대한의용군 등을 강제로 통합 장악하려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독립군은 1시간여만에 전사자 272명, 익사자 31명, 행방불명 250여명, 포로 917명 등 피해를 입었다.
이 관계자는 “홍범도 부대는 당시 고려혁명군을 택했고, 대한의용군 등은 소련군과 고려혁명군에 의해 진압되고 학살됐다”고 말했다. 이어 “홍범도는 자유시 참변 직후 대한의용군 등의 잔병을 처리하는 재판 위원으로도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자유시 참변과 관련한 그의 책임의 정도를 어떻게 평가하든 이것은 객관적 사실”이라며 “홍범도는 나중에 자유시 참변에 직접적 책임이 있는 소련공산당의 당원이자 적군이 대위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홍 장군 흉상 이전 비판도 잘못된 사실관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페이스북에 “광복군이 우리 국군의 뿌리임을 부정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 관계자는 “소련의 카자흐스탄에 거주하던 소련 공산당원이자 소련 사람인 홍범도와 광복군은 당연히 아무 관계가 없다”며 “동일항일연군의 김일성이 광복군과 무관한 것과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