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60 탄소 배출 제로’ 공언한 中, 석탄 발전 계속 늘려

입력 2023-08-29 16:32 수정 2023-08-29 16:35
2021년 9월 중국 상하이에 있는 우징 석탄 화력발전소 전경. 그해 중국은 주요 발전소의 석탄 재고량이 바닥나는 등 극심한 전력난을 겪었다. AFP연합뉴스

‘2060년 탄소 배출 제로’ 달성을 선언한 중국이 올해 상반기 52기가와트(GW) 용량의 석탄 발전을 새로 승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9일 글로벌에너지모니터(GEM)와 에너지·청정공기연구센터(CREA)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고서는 중국 정부가 52GW의 석탄 발전을 허용하면서 1주일에 화력 발전소 2개 건설을 승인하는 기존 속도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2021년과 2022년 신규 석탄 발전 용량을 각각 26.2GW, 26.8GW 허용했지만 올해에는 상반기에만 두 배 가까이 늘렸다.

신규 석탄 발전 프로젝트 대부분은 전력이 부족하지 않은 지역에 집중됐다. 산둥성, 허베이성, 장쑤성 등 동부 해안 지방과 네이멍구자치구, 산시성, 간쑤성 등 내륙에서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SCMP는 “중국이 석탄 발전 용량 자체를 늘리고 있다는 의미로 정부의 정책과는 배치된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탄소 배출국인 중국은 전력 생산의 절반 이상을 석탄에 의존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20년 9월 유엔총회에서 2030년까지 탄소 배출 정점을 찍고 2060년에 배출량 제로를 실현한다는 이른바 ‘쌍탄’ 목표를 제시했다. 중국 정부는 이를 위해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생산을 늘리고 신에너지차 산업도 적극 육성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여름 극심한 가뭄으로 수력 발전의 거점인 쓰촨성의 전력 생산이 줄어들자 이를 충당하기 위해 화력 발전소를 적극 가동하고 석탄 생산도 늘렸다. 올여름에도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석탄 생산 및 수입량이 급증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의 석탄 생산량은 23억t, 수입량은 2억2193만t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4.4%, 93% 증가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