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호 태풍 ‘하이쿠이’가 중국 상하이로 다가가는 예상 경로를 그렸다. 태풍으로 발달한 지 하루를 막 넘긴 하이쿠이가 앞으로 한반도에 미칠 영향을 예단하기 어렵다. 홍콩으로 향할 것으로 예상되는 제9호 태풍 ‘사올라’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후지와라 효과’를 일으키면 경로와 강도는 달라질 수 있다.
기상청은 29일 오전 11시 태풍 통보문에서 “하이쿠이가 오전 9시 현재 괌 북서쪽 약 940㎞ 부근 해상에서 시속 25㎞로 서북서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이쿠이는 중국에서 제출된 이름으로, 말미잘을 뜻한다. 지난 28일 오전 9시 괌 북서쪽 해상에서 발생했다. 기상청은 아직 약한 이 태풍의 강도를 분류하지 않았다. 하이쿠이의 현재 중심기압은 996hPa, 최대풍속은 초속 20m(시속 72㎞)로 측정됐다.
하이쿠이는 일본 오키나와 서쪽을 지나 상하이로 향하는 예상 경로를 그리고 있다. 북서진 과정에서 강도를 중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오키나와 남동쪽 약 800㎞ 부근 해상으로 진출할 오는 30일 오후 9시 중심기압은 985hPa, 최대풍속은 초속 27m(시속 97㎞)로 강화될 것이라고 기상청은 전망했다.
한반도에서 주목할 것은 하이쿠이의 오키나와 다음 경로다. 하이쿠이는 서북서진하던 진행 방향을 점차 북서진, 북북서진으로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북상 쪽으로 더 틀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경우 상하이는 물론 한반도나 서해가 하이쿠이의 다음 예상 경로에 들어갈 수 있다.
기상청은 하이쿠이가 9월 3일 오전 9시 상하이 남동쪽 약 340㎞ 부근 해상에서 시속 11㎞로 북북서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때 중심기압은 975hPa로 더 내려가고, 최대풍속은 초속 32m(시속 115㎞)로 빨라진다.
하이쿠이와 사올라의 상호 작용 여부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올라는 한반도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기상청은 하이쿠이에 앞서 오전 10시 발표한 태풍 통보문에서 “사올라가 오전 9시 현재 필리핀 마닐라 북북동쪽 약 510㎞ 부근 해상에서 시속 8㎞로 서북서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태풍은 중심기압 950hPa, 최대풍속 초속 43m(시속 155㎞)의 강한 태풍이다. ‘강’과 ‘매우 강’ 사이를 오가는 강도의 변동성이 있다.
이 태풍은 대만 서남쪽 해상을 지나 중국 남부로 다가갈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사올라가 오는 9월 3일 오전 9시 홍콩 서남서쪽 약 39㎞ 부근 해상에 위치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이쿠이와 사올라는 9월 초에 근거리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후지와라 효과를 일으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후지와라 효과는 인접한 열대저기압끼리 서로의 진로와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말한다. 이 경우 하이쿠이와 사올라의 예상 경로는 변경될 수 있다.
원자력발전소 오염수를 해양 방출하고 있는 일본 후쿠시마 동쪽 해상까지 다가갔던 제10호 태풍 담레이는 소멸을 수순에 들어갔다.
기상청은 오전 10시30분 발표한 태풍 통보문에서 담레이가 오전 9시 현재 일본 삿포로 동쪽 약 940㎞ 부근 해상에서 시속 50㎞로 동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담레이는 이날 중 온대저기압으로 약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