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분당 흉기난동범 최원종 ‘피해망상 속 범행’

입력 2023-08-29 13:22

경기 분당 흉기난동사건 범인 최원종(22)은 고립된 생활을 하다가 타인이 자신을 괴롭힌다는 망상에 빠져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수원지검 성남지청 전담수사팀은 29일 살인, 살인미수, 살인예비 혐의로 최원종을 구속기소 하면서 이 같은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최원종은 지난 3일 오후 5시56분쯤 성남시 분당구 AK플라자 분당점 부근에서 모닝 차량을 몰고 인도로 돌진해 5명을 들이받고, 이후 차에서 내려 백화점에 들어가 9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차에 치였던 60대 여성 1명이 사건 발생 사흘 만인 6일 사망했고, 차량 돌진으로 피해를 본 20대 여성 1명은 뇌사 상태로 치료받다 전날 숨졌다. 또 다른 시민 5명은 중상, 7명은 경상을 입었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보완 수사를 통해 최원종이 망상을 현실로 착각하고, 폭력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해 범행에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검찰은 최원종의 가족과 친구, 정신과 담당의 등 참고인 25명을 조사하고 전문의 자문을 종합해 이같이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검찰은 최원종이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을 아니라고 판단했다. 근거로는 최원종이 주식 투자를 하거나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을 정도의 학업능력을 갖춘 점, 범행 수일 전 ‘심신미약 감경’을 한 차례 검색한 점 등을 들었다.

최원종은 검찰 조사에서도 타인이 자신을 스토킹하며 괴롭힌다는 망상 증세를 계속해 보였다고 한다.

2020년 ‘조현성 인격장애(분열성 성격장애)’ 진단을 받은 뒤 최근까지 3년간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고 홀로 살며 망상증세를 보이던 최원종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비슷한 증세를 겪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증세가 더욱 심해졌다. 범행 직전에는 부모의 집에 찾아와 어려움을 호소했으나, 부모가 치료를 권유하자 부모 역시 스토킹 조직원에 매수됐다고 생각해 직접 조직을 공격하는 방향으로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성남=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