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오는 9월 23일 개막되는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맞춰 최고위급 인사를 중국에 보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깜짝’ 방중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북한은 코로나19로 폐쇄했던 국경을 3년 7개월 만에 개방했다. 북한 입장에서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국제사회 복귀 무대다.
북한 선수단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일찌감치 참가를 신청한 상태다.
북한은 개최국인 중국과의 유대 관계 강화를 위해 최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거론되는 인사는 김정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이다.
지난 6월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복귀한 김영철 통일전선부 고문의 파견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 당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단장으로 하고, 김여정 부부장이 일원으로 참가한 대표단을 파견했다.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도 이 같은 선례를 따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28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재 북·중 간의 관계를 고려하면 북한이 아시안게임에 선수단을 보낼 때 상당한 고위급 인사를 대표단으로 파견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북한 고위층의 방중이 이뤄지고 스포츠 교류를 확대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전망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통화에서 “북한은 한·미·일 삼각편대에 맞서는 북·중, 북·러 정상회담을 준비하려는 타이밍”이라며 “외교적으로 중요한 순간마다 등장했던 김영철이 파견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고위급 대표단 파견이 김 위원장의 방중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파견을 계기로 연내에 김정은이 방중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김 위원장이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직접 방중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회담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고위급 대표단 파견에 무게를 두면서도 “중국 내에서 올해 김 위원장의 방중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다“면서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국경 개방으로 인해 중국에 억류됐던 탈북민들이 강제북송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탈북을 시도하다가 중국에 억류된 탈북민은 26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국경 개방 후 중국 내 탈북민의 강제 북송 가능성에 대해서 정부는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 대변인은 이어 “중국 내 탈북민들이 본인 의사에 반하여 강제 북송되지 않고 본인의 의사가 존중되어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다”면서 “현실적인 대책 방안은 관계부처와 함께 긴밀히 협의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