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스코틀랜드 네스호에 산다는 전설 속 괴물 ‘네시’를 찾기 위해 수백명의 자원자가 지난 26~27일 대대적인 수색을 벌였다. 그러나 50여년만에 벌인 최대 규모의 수색작업은 별다른 성과를 내진 못했다.
로이터 통신은 수백명의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탐험대 ‘더 퀘스트’가 지난 26일부터 이틀간 괴물 네시를 찾기 위해 네스호 수색작업을 벌였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수색을 기획한 네스호 센터와 네스호 탐사대는 “1972년 수색 이후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영국 스코틀랜드 하일랜드 지방에 있는 네스호는 36.3㎞로 길게 늘어진 형태로 최고 깊이가 240m인 거대 호수이다. 면적은 56.4㎢로, 한국의 여의도(8.4㎢)보다 6.7배 더 크다. 이곳에 살고 있다고 전해지는 전설 속 괴물 네시는 몸체는 수면 아래 숨기고 기다란 목을 활용해 호수 밖으로 얼굴 내밀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져 왔다.
이번 수색에는 열화상 드론, 적외선 카메라, 음파 탐지기 등 첨단 장비까지 동원됐다. 자원자들은 36.3㎞ 길이의 호수에 각각의 위치를 배정받아 괴물의 흔적을 살폈다. 일부는 보트를 타고 수면 아래를 수색했다.
수색 과정에서 의문의 소리가 몇 차례 탐지됐다. 그러나 결정적인 증거는 없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수색을 주도한 앨런 매케나는 “우리는 4차례 특이한 소리를 들었다”며 “다들 좀 흥분해서 녹음장치가 켜져 있는지 달려가 확인했는데 꺼져 있었다”고 말했다. 매케나는 수색 작업을 영상으로 실시간 시청한 사람들에게서 다수의 제보도 받았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 온 자원자 캐럴린 맥나마라는 “학창 시절 에세이 과제 주제로 네스호의 괴물을 선택했는데, 20년이 지난 지금 수색이 벌어진다니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도 “파도가 너무 거세고 비가 와서 네시의 소리를 듣기엔 때가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네스호 괴물에 관한 전설은 1933년 현지 신문 인버네스 쿠리어가 호텔 지배인 올디 매케이 등의 목격담을 보도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듬해인 1934년 검은 물체가 호수 밖으로 길쭉한 머리를 내민 모습이 사진으로 찍혀 논란이 됐지만, 결국 가짜로 판명됐다.
이후에도 네시의 전설은 수많은 책과 TV 프로그램, 영화 소재로 활용됐고 스코틀랜드 지역 경제에 연간 수백만 파운드의 관광 수입을 안겼다. 네스호 센터에 따르면 공식 기록된 네시 목격담만 1100건이 넘는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