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총선을 불과 7개월여 앞둔, 어느 때보다도 당대표의 리더십이 중요한 상황에서 임기 반환점을 도는 것이다. 그러나 본인에 대한 검찰 수사가 장기화되면서 이 대표의 리더십은 기로에 서 있다.
28일 강원도 원주에서 열리는 민주당 국회의원 워크숍에 참석하는 이 대표는 이날 취임 1주년 관련 별도의 메시지는 내놓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해 대선 패배 이후 5개월여 만에 거대 야당의 당권을 거머쥐었다. 전당대회에서 78%라는 압도적 득표율로 당선된 이 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민생 정당’ ‘대안 정당’을 강조했지만, 본인의 ‘사법 리스크’에 번번이 발목이 잡혀 민생 행보에 힘이 실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 대표는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해 다섯 번째 검찰 소환조사를 앞두고 있다. 특히 9월 정기국회 회기 중 현실화될 것으로 보이는 두 번째 구속영장 청구가 이 대표 입장에선 넘어야 할 최대 고비다.
지난 2월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무더기 이탈표’가 나온 뒤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쏟아진 ‘이재명 사퇴론’은 지금까지도 이 대표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 비명계 중진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사법 리스크 때문에 이 대표가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었다”며 “정치는 결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걸 못 했으니 능력이 모자라다는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당 지도부 고위 관계자는 “냉정하게 보면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당 지지도에 걸림돌인지에 대한 데이터는 없다”면서 “당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힌 건 이 대표에 대한 수사 때문이 아니라 현안에 대한 우리 당의 대처 능력 부족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사법 리스크에 따른 계파 갈등과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 논란을 이 대표가 얼마나 수습하는지가 향후 과제로 꼽힌다.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9월 정기국회 회기 중 이뤄진다면 체포동의안 표결 과정에서 계파 갈등이 재점화될 수밖에 없다.
이 대표는 지난 24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제가 78%라는 역사에 없는 압도적 지지로 당대표가 됐고 지금도 그 지지는 유지되는 정도를 넘어서 더 강화된다”며 ‘조기 사퇴설’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지지자들과 당원들이 실망하거나 흩어지지 않게 해서 투표하게 하고, 그걸 통해 내년 총선을 어떻게 해서든 반드시 이긴다는 게 주어진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