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만한 팝콘이?… 불황에 크기로 승부하는 편의점 이색 마케팅

입력 2023-08-28 06:02
모델이 크기 GS25의 넷플릭스인간팝콘 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GS리테일 제공

사람 몸을 가릴 만큼 거대한 ‘초대형’ 팝콘이 편의점에 등장했다. 마케팅의 일환인데 이렇게 식품 크기를 점점 더 키우며 화제를 일으키는 전략이 편의점업계 유행으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용량은 놀랄 만큼 늘리면서도 가격은 상대적으로 낮게 잡으며 ‘가성비’까지 내세우고 있다.

GS25는 ‘넷플릭스인간팝콘’을 경품으로 내건 넷플릭스 컬래버(협업) 상품 스탬프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27일 밝혔다. 넷플릭스인간팝콘은 세로 120㎝, 가로 93㎝ 크기의 초대형 팝콘이다. 무게는 4㎏에 이른다. 봉지 안에는 일반 팝콘 제품보다 용량이 약 8배 큰 400g 넷플릭스점보팝콘 10봉이 들어있다. 넷플릭스 협업 상품 4종(점보팝콘·트러플팝콘·오징어튀김·넷플릭스라거캔)을 구매하고 스탬프를 모으면 경품 추첨에 응모할 수 있다.

GS25는 지난 5월 초대형 컵라면 ‘점보 도시락’을 출시해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 제품은 중량이 729g으로 기존 팔도 도시락(86g)의 8.5배 수준이다. 크기도 가로 27.8㎝, 세로 33.5㎝로 초대형이다.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면서 초도 물량 5만여개가 약 3일 만에 소진됐다. 잠깐 파는 한정 상품으로 내놨다가 열띤 호응에 상시 판매로 전환했다.

모델이 CU의 대용량 안주 '꾸이포대'를 들고 있다. BGF리테일 제공

CU는 지난달 1㎏짜리 특대용량 안주 ‘꾸이 포대’를 선보였다. 가로·세로 폭을 합치면 약 1.1m다. 안주로 먹기 좋은 어포 구이를 포대 자루 모양의 봉지에 가득 담은 제품이다. 400g짜리 대용량 스낵 ‘엘도라다 감자칩’도 내놨다. 일반적으로 60g 내외인 다른 감자칩 7개를 한데 모은 용량이다. 크기는 한 팔로 끌어안아야 할 만큼 크다.

초대형 상품들은 거대한 크기에 비해 낮은 단가도 특징이다. 넷플릭스점보팝콘은 70g 정도인 일반 소용량 팝콘보다 용량 대비 가격이 20~30% 저렴하다. CU의 꾸이 포대는 타제품 대비 용량당 가격이 3분의 1 수준이다. 엘도라다 감자칩은 30%가량 싸다. 편의점 관계자는 “최근 이어지는 고물가 상황을 겨냥한 이색 마케팅”이라고 설명했다.

초대형 식품이라는 아이디어는 ‘먹방’에서 나왔다. 사람 팔뚝만 한 연어 스테이크나 삼겹살 통구이처럼 엄청난 크기의 음식을 통째로 먹는 콘텐츠가 인기를 얻는 데 착안해 기존 제품의 용량을 키워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압도적인 크기의 음식에 사람들이 재미를 느끼고 화제를 모으고 있다는 평가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