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사업가에서 美공화당 대선 후보로…30대 정치 신인 ‘주목’

입력 2023-08-27 18:05 수정 2023-08-27 18:06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인 비벡 라마스와미(38)가 지난 23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2024년 공화당 대선 후보 1차 토론회가 끝난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인도계 정치 신인인 비벡 라마스와미(38) 전 로이반트 사이언스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주요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정치 분석 매체 파이브서티에이트에 따르면 라마스와미는 지난 25일 기준 공화당 경선 주자 중 전국 여론조사 평균 지지율 9.9%로 3위를 기록, 2위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14.7%)에 빠르게 가까워지고 있다. 선두는 52.0%의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다.

1985년생인 라마스와미는 선출직이나 공무직을 맡은 경험이 없다. 그는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인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 2007년 하버드대 생물학과와 2013년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2014년 창업한 생명공학 기업 로이반트 사이언스의 기업 가치가 급성장하면서 억만장자가 됐다.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인 론 디샌티스(왼쪽) 플로리다 주지사가 23일(현지시간) 23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2024년 공화당 대선 후보 1차 토론회에서 연설하는 가운데 비벡 라마스와미 후보가 이를 경청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2월 최연소 경선 주자로 출마 선언을 한 라마스와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완성하겠다는 취지로 ‘미국 우선주의 2.0’을 내세우고 있다. 대학의 어퍼머티브 액션(소수인종 우대 정책)과 기업의 사회적·환경적 영향을 측정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정책에 반대한다. 또 투표 연령을 25세로 상향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중단을 주장한다. 교육부 원자력규제위원회(NRC) 국세청 연방수사국(FBI) 등 여러 연방 부서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갖고 있다.

라마스와미가 전국적으로 주목받은 계기는 지난 23일 열린 미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1차 토론회다. 그는 이날 토론에서 디샌티스 주지사와 함께 무대 중앙에 서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1세기 최고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토론에 불참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 해당 영상을 공유하며 “라와스와미는 큰 승리를 거뒀다. 이것이 진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이날 1차 토론회 이후 24시간 동안 ‘비벡 라마스와미’의 구글 검색량은 100만건을 넘었다. 같은 날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사망보다 검색량이 더 많았다. 라마스와미는 이날 토론 후 한 시간 만에 45만 달러(약 5억9600만원)를 모금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그러나 청년의 환경 운동을 비판하는 라마스와미의 노선이 그와 비슷한 연령대인 청년 유권자들로부터 외면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는 지난 25일 아이오와주에서 열린 유세에서 청중들에게 “밀레니얼 세대는 목적, 의미, 정체성이 부족하다”며 “신앙 애국심 근면 가족 등 미국을 위대하게 만든 요소들을 빼앗기고 인종 성별 기후운동과 같은 종교(cult)로 넘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NYT는 “미국 사회, 특히 청년 사회에 대한 라마스와미의 견해는 정치적으로 위험할 수 있다”며 “라마스와미는 기후 변화 정책이 ‘속임수’이며 지구 온난화를 되돌리려는 청년들이 주도하는 운동인 ‘기후주의’가 종교라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