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9월 4일 연가 사용, 또 다른 갈등 촉발 우려”

입력 2023-08-27 16:56
지난 2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전국교사일동이 연 '국회 입법 촉구 추모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교사들이 9월 4일을 ‘공교육 멈춤의 날’로 정하고 집단으로 연가를 사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과 관련해 학생의 학습권 침해로 또 다른 갈등이 생길 수 있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이 부총리는 27일 오전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집회 참여를 위한 교사들의 연가 사용이 위법 행위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고인을 추모하는 것에는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재량휴업이나 연가 사용은 불법이 되거나 학습권과 충돌하면서 교육계에서 또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고 밝혔다.

교사들 사이에서는 지난달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2년차 교사가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과 관련해 고인의 49재일인 9월 4일을 ‘공교육 멈춤의 날’로 정하고 연가를 사용해 집회에 참여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 부총리는 “국회와 정부가 4자 협의체를 구성해 교권 회복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협력하는 상황에서 재량휴업이나 연가 사용은 분쟁적이고, 갈등이 유발될 수 있고 정치적인 것으로 오해를 받을 수 있는 부분”이라며 “안 하셨으면 좋겠다고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일 연가를 낼 예정인 교사가 8만명 이상이라는 분석에 대해서는 “추모 참여 웹페이지를 운영하는 분이 본인의 의도와 다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해서 (글을) 내린 것으로 생각된다”며 “연차를 내거나 휴교를 결정한 곳이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앞서 ‘공교육 멈춤의 날’ 참여자 집계 게시물을 블로그에 올렸던 한 교사는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고 “이 움직임의 취지는 각자 조용히 고인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지자는 것이었다”며 “(집계는) 집회와는 관련이 없다”라고 밝혔다. 해당 게시물에서는 25일까지 8만명 이상이 ‘공교육 멈춤의 날’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부총리는 “교사의 가장 중요한 일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기 때문에 학습권을 침해하는 방식보다는 고인을 추모하고 교권 회복 요청의 목소리를 높일 다양한 방식이 있다”며 “교육부가 적극적으로 교사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