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식수원인 대청호에 녹조가 광범위하게 발생하면서 수질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27일 청주시 등에 따르면 금강유역환경청은 지난 24일 대청호 문의수역에 발령됐던 조류경보를 ‘관심’ 단계에서 ‘경계’ 단계로 상향됐다.
유해 남조류 세포 수가 경계 발령 기준(1만세포/㎖)을 2주 연속 초과한 데 따른 것이다.
금강청은 문의수역 조류 증식 원인으로 여름철 집중 강우로 오염물질이 다량 유입됐고 이후 지속적인 폭염으로 인한 수온 상승을 꼽았다.
여름철 집중 강우와 댐 방류로 상류로부터 조류의 먹이가 되는 영양염류(오염물질)가 유입됐고 폭염으로 수온이 상승하고 일사량이 많아지는 등 유해 남조류의 성장에 유리한 조건이 지속했다. 조류경보 경계 상태이지만 수돗물의 품질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니다.
청주시는 조류가 퍼져 있는 표층이 아니라 15m 깊이의 심층에서 시간당 4500t의 상수 원수를 취수하고 있다. 심층은 조류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그러나 녹조가 많이 발생하면 정수장으로 들어오는 상수 원수에서 냄새가 날 수밖에 없다.
녹조현상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관련 기관은 고도정수처리 시설을 통해 오존 투입 농도를 높이거나 수질 검사를 월 1회에서 주 1회로 바꾸는 등 수질관리를 강화하고 나섰다.
시는 수돗물 냄새 예방을 위해 일차적으로 문의취수장 근처 표층에 펜스를 설치해 조류 유입을 최대한 막고 있다. 또 오존 주입과 입상활성탄 흡착 등 고도정수처리를 강화해 냄새를 100% 제거하고 있다.
1998년 조류예보제가 도입된 뒤 대청호에는 1999년과 2014년을 제외하고 주의보나 경보 등 녹조현상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대청호에서 녹조가 가장 심하게 발생하는 곳은 상류지역인 옥천군 추소리, 지오리로 알려졌다. 올해는 하류 쪽인 대청댐 인근까지 녹조가 광범위하게 퍼졌다.
청주시 관계자는 “녹조로 인한 냄새 물질과 조류독소 물질을 수시로 점검하고 있다”며 “완벽한 정수 처리로 시민들이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수돗물을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