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동하는 청년도시이자 전국다문화도시협의회 회장 도시인 경기 김포시가 시민 특성에 맞춘 다양한 책읽기 정책을 추진해 주목된다.
김포시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김포시민 평균나이는 40.7세로 전국 평균(44.0세)을 훨씬 밑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월 전국 18번째 인구 50만 대도시 반열에 진입한 김포는 현재 ‘70만 자족도시’로 나아가기 위해 체질 변화를 도모하고 있는데, 책으로 통하고 책 하나로 이어지는 ‘대한민국 독서문화 중심도시’도 중요 정책 중 하나다.
김포시는 공공도서관 7곳, 공립작은도서관 5곳을 운영하고 있다. 수년 전만 해도 책 읽는 환경이 미흡한 것으로 평가되던 김포는 2018년부터 고촌·장기·풍무·마산도서관을 잇따라 조성하고 머지않아 운양도서관과 북변동 어린이도서관이 개관하는 등 빠른 속도로 도서관인프라를 확충하며 시민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김포시의 도서관정책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시민들에게 문화 향유 여건을 제공하면서 플랫폼을 종이책에 한정 짓지 않는다는 점이다. 책·사람·도서관·지역사회가 깊이 있는 문화콘텐츠를 실시간 공유할 수 있게 프로그램을 끊임없이 개발해 안내하고 있다.
김포시 도서관은 올해 상반기에만 174종 766회에 달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즐거운 복합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과학·미술 등 아이들을 위한 학습 연계 강연과 시민들의 관심이 높은 인문강연, 드론 및 미디어 교실, 가족단위 방문객을 위한 공연과 텃밭가꾸기에 이르기까지 오감으로 체험하는 교양프로그램에 시민 11만8460명이 직접 참여했다.
김포시의 도서관 운영철학 밑바탕에는 나이와 주거지, 성별과 소득수준에 구애받는 것 없이 독서문화에 관한 한 누구도 소외되면 안 된다는 가치관도 있다. 매년 1000명씩 증가하는 다문화인의 사회통합 프로그램 발굴과 다문화 장서 확보에 각별히 신경을 쏟는 게 대표적이다.
이 같은 노력은 공공도서관 이용자 및 도서대출 대폭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6개 공공도서관 이용자는 154만4747명으로, 5년 전과 비교해 58만9308명(62%)이 늘고, 도서대출은 95만3042권으로 42만4545권(55%) 증가했다. 도서관 회원 수 또한 64% 증가한 18만9112명을 기록했다.
사업비 421억원이 투입되는 운양도서관은 지하1층·지상3층 규모로 예술 분야를 특화한다. 독립출판식, 작가창작실 등 특색있는 공간을 갖추고 2025년 개관할 예정이다. 사업비 약 60억원이 투입되는 북변동 백년의거리 어울림센터 어린이도서관은 지상 2층~4층 규모로 창의융합 미래 교육을 특화한다. 수학을 주제로 어린이가 책과 함께 수학 개념을 효율적으로 습득하도록 도울 방침이다.
김포시는 전국도서관운영평가에서 2018년 국무총리상(통진도서관), 2022년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장기도서관)을 받은 바 있고 경기도의 공공도서관 평가에서도 2019년 최우수상, 2020년 우수상을 받는 등 성과를 내왔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 ‘다문화서비스 지원사업 및 문화가 있는 날’(공연), (재)한국도서관문화진흥원 ‘순회사서 지원 사업(2개소)’,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교육 평생교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이야기가 있는 코딩’, 한국도서관협회 ‘길위의 인문학(6개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대한민국 독서대전’ 등 대외 공모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으며 2020년과 2022년에는 길위의 인문학 공모사업에서 양곡도서관과 고촌도서관이 우수도서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독서인구 저변확대를 위한 김포시의 노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시립도서관(공공도서관)과 공·사립작은도서관 53곳, 지역서점 33곳, 출판사 542곳 간 네트워크를 구축해 건전한 독서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다.
시립도서관에서는 공·사립작은도서관을 대상으로 하는 운영평가를 통해 신간도서 제공, 프로그램 운영비 등을 지원한다. 지역서점 자생력 증대를 위해서는 공공도서관 도서구입과 지역서점 지도 제작·배포를 지원하고, 자발적인 소규모 독서문화를 뒷받침하기 위해 ‘우리 동네 책방 북큐레이션’ 등을 추진 중이다.
이 밖에 출판사에는 시의 도서관책축제 ‘북적북적’ 홍보부스 운영을 지원하는 한편, 향후 파주출판단지 측과 북아트·시나리오작성 체험·전래동화 다문화이중언어 출판 등을 협력하는 등 문화콘텐츠 다양성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김포시 관계자는 “장서 확보나 도서관프로그램 기획 과정에서 우리 도시 구성원의 특성을 세심하게 반영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며 “시민 누구나 원하는 시간·장소에 편하게 접근해 편하게 책을 펴는 분위기 조성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김포=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