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태권도축제서 청나라 강시 춤…중국팀 중징계

입력 2023-08-27 00:03
중국의 ‘차이나엑스’(CHINAX) 태권도팀이 지난달 24일 한국 성남시에서 열린 세계 태권도 한마당 축제에서 '강시 군무'를 선보이고 있다. 태권티비 유튜브 캡처

중국의 한 태권도팀이 지난달 한국에서 열린 태권도 축제에서 청나라 강시 춤을 췄다가 현지 협회로부터 대회 출전을 금지당하는 중징계를 받았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의 ‘차이나엑스’(CHINAX) 태권도팀은 지난달 24일 한국 성남시에서 열린 세계 태권도 한마당 축제에 참여해 강시 태권 체조를 선보였다가 중국태권도협회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해당 대회는 국기원과 성남시가 공동 주최하고, 세계태권도한마당조직위원회가 주관했다.

애초부터 체급별로 겨루기를 펼치는 태권도 대회는 아니었고 품새나 격파, 태권 체조 등을 선보이는 문화 축제였다.

차이나엑스팀은 당시 중국 강시 동작과 태권도 기술을 접목한 태권도 군무로 태권 체조 시니어 해외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의 ‘차이나엑스’(CHINAX) 태권도팀이 지난달 24일 한국 성남시에서 열린 세계 태권도 한마당 축제에서 '강시 군무'를 선보이고 있다. 태권티비 유튜브 캡처

7명으로 이뤄진 차이나엑스팀은 청나라 시대 의상을 입고 태권도 군무를 선보였다.

이들의 군무 중에는 중국 귀신 중 하나인 강시처럼 양손을 쭉 뻗고 위아래로 흔들며 콩콩 뛰는 동작이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해당 공연 영상이 중국 소셜미디어에 퍼져나가자 중국 현지에서 뒤늦게 비난이 빗발쳤다.

일부 중국 네티즌들은 차이나엑스팀이 중국의 전통문화를 우습게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이후 중국태권도협회는 차이나엑스팀이 소속된 광둥시 선전시의 ‘X-태권도관’에 대해 도장 설립 자격을 취소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체육관은 또 회원 자격과 승급시험 고사장 자격, 대회 참가 자격을 박탈당했다. 강시 태권체조를 제작·연출한 체육관 코치는 지도 자격이 취소됐다.

협회는 “이 공연은 구습을 널리 알리고 민족의 이미지를 추하게 묘사해, 중화 문화를 모독하고 나쁜 영향을 끼쳤다”고 징계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전국 태권도관을 대상으로 전면적인 조사와 개선 작업에 착수하고 태권도 업계 자격 심사와 감독·관리,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과 우수한 중화 전통문화 교육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