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 불참해 물의를 빚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26일 여야 간 출석 일정 합의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 장관은 전날 국회 경내에 머물면서도 여가위에는 출석하지 않아 야당 국회의원들의 원성을 샀다.
이후 야당 의원들이 직접 김 장관 찾기에 나서면서 국회 내에서 숨바꼭질을 벌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여성가족부는 ‘국회 여가위 출석 관련 입장’이라는 제목의 보도 설명자료를 내고 “여가부는 25일 예정됐던 국회 여가위 전체회의가 여야 간 참고인 채택 합의 문제로 원활히 진행되지 않은 데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라고 이날 밝혔다.
이어 “여가부는 상임위 일정에 대한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는 즉시 회의에 출석해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등 현안에 대해 성실히 답변드릴 것임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야 합의가 이뤄져 국회 상임위가 조속히 개최되기를 바란다”라고 했다.
전날 여가위 전체회의는 여야 간 증인 출석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파행했다. 국민의힘은 회의 진행이 어렵다며 회의에 불참했고, 김 장관도 나오지 않았다.
여가부는 당시 “김 장관은 금일 여가위 불참 통보를 한 적이 없으며, 참고인 합의가 되지 않아 여당 출석이 확정되지 않았고 이에 국회에서 출석 대기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회의장에서 김 장관을 기다리던 야당 의원들은 직접 김 장관 찾기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권인숙 여가위원장을 비롯해 양경숙 양이원영 등 의원들은 화장실에 있던 조민경 여가부 대변인을 발견한 뒤 몰려가 김 장관의 소재에 대해 따져 물었다.
조 대변인이 “장관이 국회에 있다”고 답변하자 권 위원장은 “장관이 있는 곳으로 안내하라”, “어디 화장실로 도망가느냐”고 호통을 치기도 했다.
이들은 김 장관을 찾아내겠다며 상임위 회의실이 있는 국회 본청 5층과 국무위원 대기실이 있는 3층도 뒤졌지만 끝내 찾지 못하고 회의장으로 복귀했다.
결국 회의는 당초 개의 예정이던 오전 9시보다 40여분 늦게 야당 의원들만 참석한 채 반쪽으로 개의했다.
야당 의원들은 김 장관 출석을 공식적으로 요구하기 위해 ’국무위원 출석 요구의 건’을 의결했으나 김 장관은 출석 통보서를 전달받은 후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에 일부 야당 의원들은 김 장관 해임 건의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