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숨바꼭질’ 김현숙 “여야 합의해야 잼버리 답변”

입력 2023-08-26 11:07 수정 2023-08-26 11:08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공습 대비 민방위 훈련(민방공훈련)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 불참해 물의를 빚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26일 여야 간 출석 일정 합의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 장관은 전날 국회 경내에 머물면서도 여가위에는 출석하지 않아 야당 국회의원들의 원성을 샀다.

이후 야당 의원들이 직접 김 장관 찾기에 나서면서 국회 내에서 숨바꼭질을 벌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25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권인숙 위원장과 야당 의원들이 전체회의에 출석하지 않는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을 찾아 국회를 돌아다니고 있다. 연합뉴스

여성가족부는 ‘국회 여가위 출석 관련 입장’이라는 제목의 보도 설명자료를 내고 “여가부는 25일 예정됐던 국회 여가위 전체회의가 여야 간 참고인 채택 합의 문제로 원활히 진행되지 않은 데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라고 이날 밝혔다.

이어 “여가부는 상임위 일정에 대한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는 즉시 회의에 출석해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등 현안에 대해 성실히 답변드릴 것임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야 합의가 이뤄져 국회 상임위가 조속히 개최되기를 바란다”라고 했다.

전날 여가위 전체회의는 여야 간 증인 출석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파행했다. 국민의힘은 회의 진행이 어렵다며 회의에 불참했고, 김 장관도 나오지 않았다.

여가부는 당시 “김 장관은 금일 여가위 불참 통보를 한 적이 없으며, 참고인 합의가 되지 않아 여당 출석이 확정되지 않았고 이에 국회에서 출석 대기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25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권인숙 위원장과 야당 의원들이 전체회의에 출석하지 않는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을 찾아 국회를 돌아다니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회의장에서 김 장관을 기다리던 야당 의원들은 직접 김 장관 찾기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권인숙 여가위원장을 비롯해 양경숙 양이원영 등 의원들은 화장실에 있던 조민경 여가부 대변인을 발견한 뒤 몰려가 김 장관의 소재에 대해 따져 물었다.

조 대변인이 “장관이 국회에 있다”고 답변하자 권 위원장은 “장관이 있는 곳으로 안내하라”, “어디 화장실로 도망가느냐”고 호통을 치기도 했다.

이들은 김 장관을 찾아내겠다며 상임위 회의실이 있는 국회 본청 5층과 국무위원 대기실이 있는 3층도 뒤졌지만 끝내 찾지 못하고 회의장으로 복귀했다.

결국 회의는 당초 개의 예정이던 오전 9시보다 40여분 늦게 야당 의원들만 참석한 채 반쪽으로 개의했다.

야당 의원들은 김 장관 출석을 공식적으로 요구하기 위해 ’국무위원 출석 요구의 건’을 의결했으나 김 장관은 출석 통보서를 전달받은 후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에 일부 야당 의원들은 김 장관 해임 건의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