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국방부장관이 육군사관학교(육사)가 홍범도 장군을 비롯한 독립운동가 5인의 흉상을 철거한다는 논란과 관련해 “공산주의 경력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25일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출석한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독립운동가 흉상 철거가 한일 관계를 염두에 둔 조치냐는 질의에 “(군) 인력을 양성하는 곳에서 공산주의 경력이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하느냐는 문제가 제기됐다”고 답했다.
이어 이 장관은 “가능하면 육군 또는 육사의 창설, 군과 관련된 역사적 인물들을 하는 방향이 좋겠다”며 “그렇다고 독립 운동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독립기념관에 그분들을 모신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육사 강의 건물인 충무관에는 독립운동가 5인으로 불리는 홍범도, 김좌진, 지청천, 이범석 장군과 이회영 선생의 흉상이 세워져 있다. 2018년 제99주년 3.1절을 맞아 국군 장병이 사용한 5.56㎜ 소총 5만발과 탄피 300㎏을 녹여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이날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독립전쟁의 역사를 지우려는 윤석열 정부의 시도를 당장 멈추라”며 국방부, 국가보훈부 등의 철거 지시 의혹을 제기했다. 광복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5인의 독립유공자 흉상을 국방부가 합당한 이유 없이 철거를 시도한 것은 일제가 민족정기를 들어내려는 시도에 다름 아니다”라면서 “독립유공자와 후손들은 본노를 금할 수 없다”고 규탄했다.
육사 측은 입장문에서 “생도들이 학습하는 건물 중앙현관 앞에 설치된 독립군·광복군 영웅 흉상은 위치의 적절성 문제, 국난극복의 역사가 특정 시기에 국한되는 문제 등에 대한 논란이 이어져 왔다”며 “이에 (이들) 흉상을 다수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곳으로 이전하기 위해 최적의 장소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