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기업·군대 급식에 수산물 메뉴 늘리나…정부, 수산물 소비 확대 방안 간담회 예정

입력 2023-08-25 18:17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가 오염수를 방류한 다음 날인 25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이후 수산물 소비 감소를 우려하며 대형 급식업체와 간담회를 갖는다. ‘수산물 소비 확대 방안’ 논의가 핵심이다. 그동안 정부와 기업 간 간담회 이후 ‘라면값 인하’ ‘소주 가격 동결’ 등이 성사된 걸 감안하면, 단체급식의 수산물 메뉴 증가가 예상된다. 이에 대한 소비자 반발도 격해질 것으로 보인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민의힘 ‘우리 바다 지키기 검증 태스크포스(TF)’와 해양수산부, 수협중앙회는 오는 30일 급식업체와 간담회를 갖고 수산물 소비 확대 대책을 마련한다. 삼성웰스토리, CJ프레시웨이, 아워홈, 현대그린푸드 등 주요 대기업이 참석 여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주도의 간담회인 만큼 관련 기업 대부분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수부와 수협 등은 간담회에서 각 업체와 수산물을 어떻게 더 많이 활용할 수 있는지 방안을 논의하고, 단체급식에 수산물 활용 증대와 관련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할 예정이다. 앞서 HD현대는 지난 22일 수협, 현대그린푸드와 협약을 맺고 전국 사업장에서 운영하는 사내식당에서 수산물을 활용한 메뉴를 늘리기로 했다.

이에 대한 반발도 거세다. 메뉴 선택권 없이 단체급식을 먹을 수밖에 없는 이들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소셜미디어에서는 벌써부터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한 교사가 “매일 어디에서 점심을 먹을 것인지 선택할 수 없는 교사와 학생들에게 ‘수산물 메뉴 확대’는 너무 일방적인 행태”라며 “급식을 반드시 먹을 수밖에 없는 이들에게는 식재료 선택권이 없다. ‘단체급식’ 메뉴로 수산물 확대는 가혹하다”고 말했다.

급식업계는 원전 오염수 방류에 따른 식품 안전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해 방사능 검사 강화에 나섰다. CJ프레시웨이와 아워홈은 일반 수산물 전 품목에 대해 방사능 검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삼성웰스토리도 방사능 검사를 진행하고 모니터링을 이어가기로 했다.

급식업계 한 관계자는 “간담회를 해 봐야 어떤 방침이 나올 것인지 결정될 것”이라며 “여러 분위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