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분당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 최원종(22)의 카카오톡 프로필이 공개됐다. 그의 프로필 사진과 배경 사진에는 욱일승천기를 배경으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모습이 담겨 있다.
최원종의 초·중 동창생인 A씨는 지난 24일 MBC ‘실화탐사대’에 출연해 최원종의 학창 시절을 소개하며 그의 카카오톡 프로필을 공개했다.
A씨는 “이름이 최원종이라고 쓰여 있는데 사진은 노무현 전 대통령 사진인 거다. ‘어? 뭐지?’하고 눌러봤는데 뒤에 욱일승천기가 배경으로 있고 일본어로 뭐라고 쓰여 있더라. ‘얘 왜 이러지?’하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원종은 노 전 대통령 사진 아래에 쓴 상태 메시지에 일본어로 “역사를 바꾸는 프로그램 개발”이라고 적어놓기도 했다.
다른 프로필에선 배경 사진 화면에 “기도해 봤자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지금을 바꾸는 것은 싸울 각오다” 등의 문구를 걸어놨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최원종에 대해 “평소 조용하고 공격적이거나 부정적인 언행도 하지 않는데 그렇게 (흉기 난동을) 했다는 얘기를 듣고 놀랐다”면서 “처음엔 진짜 아닐 줄 알았다. 다른 최원종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원종이) 고등학교를 진학하고 나서 3일인가 4일 만에 자퇴했다”며 “그냥 쌩 나가버려서 (자퇴한) 이유를 들은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설명했다.
성인이 된 뒤 A씨는 동네 헬스장에서 최원종을 만났다고 한다.
A씨는 “오랜만에 만났으니까 ‘어? 원종 반갑다. 잘 지내냐?’고 물었는데 답을 잘 못 하더라. 우물쭈물한다고 해야 하나”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최원종은 범행에 앞서 지난달 2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흉기를 들고 있는 사진과 함께 “밖에 나갈 때 30㎝ 흉기 들고 다니는 23살 고졸 배달원”이라는 글을 적기도 했다.
특히 범행 전날인 지난 2일에는 “살날이 얼마 안 남았다. 수십 년이라는 시간도 티끌 같은 시간이다” “서현역 지하에 디저트 먹으러 가는 중”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 같은 글을 올릴 때에도 욱일기 이미지를 함께 사용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원종은 지난 3일 오후 5시59분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인분당선 서현역 AK플라자 일대에서 차량으로 인도를 덮치고 백화점 안으로 들어가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숨지게 하고 13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오기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