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매뉴얼’ 공유한 이다영, 또 ‘김연경’ 노렸나

입력 2023-08-24 06:03 수정 2023-08-24 09:59
지난 2021년 흥국생명 소속으로 활약하던 쌍둥이 자매 이재영과 이다영. 뉴시스

학교폭력 의혹으로 사실상 국내 여자배구리그에서 쫓겨난 이다영 선수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직장 내 성희롱 대응 매뉴얼’을 공유하며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남겼다. 이다영은 최근 대표팀 선배인 김연경 선수와 나눈 과거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하는 등 일방적 폭로를 이어가고 있어서 ‘성희롱’ 게시물 역시 김연경을 향한 메시지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이다영 측이 구체적인 물증 없이 반복적으로 김연경을 언급하면서 무리하게 여론전을 펼치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다영은 2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고용노동부에서 제작한 ‘직장 내 성희롱 예방·대응 매뉴얼’ 일부를 캡처해 올렸다. ‘직장 내 성희롱은 사업주, 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다른 근로자에게 직장 내 지위를 이용해 성적 굴욕감을 일으키거나 성적 언동이나 성적 요구의 불응을 이유로 고용상 불이익을 주는 행위’라고 적힌 내용이다. 또 성희롱 판단 기준도 구체적으로 적혀 있다.

이다영 선수 인스타그램 캡처.

이다영은 이 사진과 함께 “때론 말이 칼보다 더 예리하고 상처가 오래 남는다”며 “2018년 선수촌, 2019년 월드컵 일본”이라고 짧게 남겼다. 자신이 2018년과 2019년에 성희롱 피해를 봤다고 해석될 수 있는 내용이다.

이다영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배구팀에 뽑혔고, 2019년 일본에서 열린 국제배구연맹(FIVB) 여자 배구 월드컵에도 대표팀으로 출전했다. 두 대회 모두 대표팀 간판스타인 김연경 선수가 사실상 팀을 이끌었다.

이다영은 지난 19일에는 “(김연경이) 예전부터 욕을 입에 달고 살았다. 왕따는 기본이고 대표팀에서도 애들 앞에서 (저를) 술집 여자 취급했다”며 “싸 보인다고 강남 가서 몸 대주고 오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헤어졌다는 이유로 투명인간 취급하고”라는 문장을 적었다.

또 이다영은 댓글을 통해 “전 사적인 관계로 인해 받은 고통에도 불구하고 잘 지내기 위해 노력했다”며 “진짜 불화설의 시작이 뭐였을까요”라며 김연경과의 관계에 아직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가 있다는 식으로 대응해왔다.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는 지난 14일부터 언론 인터뷰와 개인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김연경과의 불화설을 언급하면서 폭로를 이어오고 있다. 이재영은 한 배구전문매체 인터뷰를 통해 “김연경이 (팀에) 오고부터 팀워크에 문제가 생겼다. 김연경은 이다영이 말 걸면 무시하고 나쁜 표정으로 째려보는데 이다영은 눈치만 봤다”며 “그러다가 이다영이 극단적인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는 지난 2021년 2월 학창 시절 동급생에게 학교 폭력을 가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실상 국내 프로리그에서 방출됐다. 같은 해 10월 두 사람은 그리스 PAOK 테살로니키에 입단했다. 이재영은 부상으로 계약을 마무리하고 귀국했고, 이다영은 이후 여러 해외 리그를 옮겨 다니며 활동하고 있다.

김연경 측은 지난 16일 “최근 김연경 선수에 대해 악의적으로 작성돼 배포된 보도자료 및 유튜버에 대해 강경 대응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낸 뒤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