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태어난 지 100일 된 아이를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인근 포구에 유기한 친모가 구속돼 검찰에 넘겨졌다.
제주경찰청은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된 A씨(26)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는 2020년 12월 23일 밤 12시쯤 생후 3개월 된 아들 B군의 얼굴에 이불을 덮어 숨이 막혀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씨는 숨진 B군을 포대기에 싼 채로 인근 포구 테트라포드에 유기한 혐의도 있다.
A씨 범행은 지난 5월 서귀포시가 영유아 예방접종 현황을 모니터링하는 과정에서 B군이 누락된 사실을 확인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A씨는 B군을 친부가 데리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한 달이 지나도록 B군 소재가 확인되지 않자 서귀포시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도 당초 혐의를 부인하다가 추궁이 이어지자 “출산 후 경제력 등 어려움을 겪다가 아들 얼굴에 이불을 덮고 친척 집에 갔다가 돌아와 보니 죽어있었다”면서 “아들이 죽은 것을 확인하고, 쇼핑백에 넣어 인근 포구에 유기했다”고 자백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다만 피해 영아의 시신은 찾지 못했다. 친모가 영아를 유기한 장소는 현재 매립된 상태라서 시신을 찾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직접 증거는 없지만 이를 대신할 피의자 자백과 참고인 진술, 객관적 증거 등을 수집했다”고 밝혔다.
B군의 친부로 지목된 남성은 현재 대구에서 결혼해 다른 가정을 꾸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그 시기 사귄 것은 맞지만, A씨가 임신한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A씨 진술만으로 B군이 내 아들임을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