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히 ‘김하성 데이’가 아니었다.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만루홈런 포함 멀티히트로 펄펄 날며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빅리그 통산 300안타 이정표도 세웠다.
김하성은 22일(한국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경기에서 4타수 2안타 1홈런 4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다. 맹타에 힘입은 샌디에이고는 6대 2로 마이애미를 꺾고 지난 주말 더블헤더 연패의 충격에서 벗어났다.
1회부터 감이 심상치 않았다. 마이애미 선발 라이언 웨더스의 속구를 받아쳐 우익수 방면 선두타자 2루타로 단숨에 득점권을 만들었다. 후속 타자 볼넷으로 만들어진 1사 1, 2루에선 더블 스틸까지 성공했고 매니 마차도의 희생 플라이로 홈을 밟았다.
백미는 2회였다. 하위타선에 볼넷 3개를 연거푸 내주며 만루에서 김하성을 만난 웨더스는 0-2 유리한 카운트에서 재차 속구를 결정구로 택했다. 시속 155㎞ 강속구가 몸쪽을 파고들었지만 김하성은 이를 놓치지 않고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겼다.
시즌 17호 홈런이자 빅리그 진출 후 개인 통산 첫 만루 홈런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 때려낸 300번째 안타기도 했다. 일순 펫코 파크는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다. 홈 팬들은 내·외야 가릴 것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기립 박수를 보냈다.
단숨에 5점 차 리드를 잡은 샌디에이고는 5회 한 점을 더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마운드에선 선발 마이클 와카(5⅓이닝 1실점)와 계투진이 마이애미 타선을 2득점으로 묶으며 귀중한 1승을 지켜냈다.
김하성의 활약이 더 극적이었던 이유는 따로 있었다. 이날이 샌디에이고 구단이 홍보 마케팅 차원에서 정한 ‘김하성 데이’였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펫코 파크를 찾은 팬들에겐 김하성을 본떠 만든 4만개의 ‘바블헤드’ 인형이 증정됐다.
이날 활약으로 김하성은 추신수 최지만에 이어 빅리그 300안타 고지를 밟은 3번째 한국인이 됐다. 지난 20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 이후 2경기 만에 대포를 추가 신고한 그는 시즌 20홈런-20도루 대기록까지 홈런 3개만을 남겨뒀다. 시즌 타율은 0.280으로 올랐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