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은 22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임시총회를 열어 한경협으로의 명칭 변경, 산하 연구기관이었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의 한경협 흡수 통합 등을 포함한 정관 변경안을 의결했다.
이날 총회에는 류 회장을 비롯해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구자은 LS 회장, 이희범 부영주택 회장 등이 참석했다.
새 명칭인 한경협은 1961년 삼성그룹 창업주 고(故) 이병철 회장 등 기업인 13명이 설립한 경제단체의 이름이다. 한경협은 이후 1968년 전경련으로 명칭을 바꿔 현재까지 사용해 왔다.
새 회장에는 류 회장이 선임됐다. 류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주요 7개국(G7) 대열에 당당히 올라선 대한민국을 목표로 삼겠다”면서 “글로벌 무대의 퍼스트 무버가 되는 것이 기업보국의 소명을 다하는 길이다. 이 길을 개척해 나가는 데 앞으로 출범할 한국경제인협회가 앞장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류 회장은 또 "한국경제 글로벌 도약의 길을 열고, 국민과 소통하며 함께하는 동반자, 신뢰받는 중추 경제단체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2001년부터 전경련 회장단으로 활동해 온 류 회장은 미국상공회의소가 주최하는 한미재계회의의 한국 측 위원장을 맡는 등 글로벌 무대 경험 인맥이 풍부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재계에서는 ‘미국통(通)’으로 통한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려 전경련을 탈퇴한 4대 그룹은 일부 계열사가 회원사로 잔류하는 방식으로 한경협에 가입했다. 한경연 회원사로 남아 있던 4대 그룹의 일부 계열사 중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지 않은 곳이 한경협 회원사로 넘어간 것이다.
4대 그룹의 전경련 탈퇴 이후에도 삼성 계열사 5곳(삼성전자·삼성SDI·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증권), SK 4곳(SK㈜, SK이노베이션·SK텔레콤·SK네트웍스), 현대차 5곳(현대차·기아·현대건설·현대모비스·현대제철), LG 2곳(㈜LG·LG전자)은 한경연 회원사로 남아 있었다. 이 가운데 삼성증권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한경협에 합류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다만 이들 계열사가 정식으로 한경협 회원이 되는 시점은 명칭 사용 정관 개정에 대한 주무관청(산업통상자원부) 승인 시부터다. 다음 달 중으로 예상된다.
전경련은 이날 정경유착 등을 차단하기 위한 내부통제시스템인 윤리위원회 설치를 정관에 명시해 규정했다. 위원 선정 등 윤리위원회 구성과 운영사항 등 시행세칙 마련은 추후에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사무국과 회원사가 지켜야할 ‘윤리헌장’도 이날 총회에서 채택했다. 류 회장은 취임사에서 “어두운 과거를 깨끗이 청산하고 잘못된 고리는 끊어내겠다”며 “윤리경영을 실천하고 투명한 기업문화가 경제계 전반에 뿌리내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류 회장은 “그 첫 걸음으로 윤리위원회를 신설하겠다”며 “단순한 준법감시의 차원을 넘어 높아진 국격과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엄격한 윤리의 기준을 세우고 실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혜원 양민철 기자 ki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