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식 “北영웅 정율성 기념공원?…48억 누구에 바치나”

입력 2023-08-22 10:49 수정 2023-08-22 12:08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스타벅스 독립문역점에서 열린 국가유공자 후손 지원 업무협약식 및 커뮤니티 스토어 6호점 오픈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광주시가 ‘정율성 기념공원’을 짓는 것과 관련해 “48억원을 누구에게 바친다는 말인가”라고 22일 지적했다.

박 장관은 그러면서 “안중근·윤봉길 의사도 못 누리는 호사를 누려야 할 만큼 정율성이 대단한 업적을 세웠나”라고 쏘아붙였다.

박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광주시가 올해 말까지 정율성 기념공원을 짓는다고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페이스북 캡처

정율성은 양림동 태생으로 중국에서 활동한 음악가다. 그가 작곡한 ‘팔로군대합창’ 중 ‘팔로군행진곡’이 중국 ‘인민해방군가’로 비준받았다. 광복 이후에는 북한으로 넘어가 ‘조선인민군 행진가’를 작곡했다.

박 장관은 “정율성이 독립유공자인가”라며 “그는 대한민국을 위해 일제와 싸운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정율성은) 민족의 비극인 6·25전쟁이 발발하자 전쟁 위문공연단을 조직해 중공군을 위로한 사람”이라며 “이에 그치지 않고 아예 민족을 저버리고 중국으로 귀화해 중국 공산당을 위한 작품을 쓰며 중국인으로 생애를 마쳤다”고 비판했다.

박 장관은 이어 “북한 정부 수립에 기여하고, 조선인민군 행진가를 만들어 6·25전쟁 남침 나팔을 불었던 사람, 조국의 산천과 부모형제 가슴에 총부리를 겨눈 공산군 응원대장이었던 사람이기에 당연히 독립유공자로 인정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그러면서 “‘중국 영웅’ 또는 북한 영웅인 그 사람을 위한 기념공원이라니 북한 애국열사능이라도 만들겠다는 것인가”라고 따졌다. 또 “그렇게라도 기념할 인물이 없나”라며 “김일성도 항일운동을 했으니 기념공원을 짓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반문했다.

박 장관은 광주시를 향해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무너뜨리는 데 앞장선 그를 국민 세금으로 기념한다는 건 5·18묘역에 잠들어 계신 민주주의 투사들을 욕보이는 일이기도 하다”고 꼬집었다. 박 장관은 “5·18정신은 한마디로 자유민주주의 그 자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자유 대한민국을 무너뜨리기 위해 앞장섰던 사람을 우리 국민 세금으로 기념하려 하는 광주시 계획에 강한 우려를 표한다”며 “대한민국 헌법 가치를 부정하는 사업에 지방자치단체가 국민 혈세를 마음대로 쓴다면 재정 규율을 바로 세우는 차원에서도 엄격히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