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을 탈퇴한 4대 그룹(삼성·현대자동차·SK·LG그룹)의 재가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전경련은 22일 임시총회에서 산하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을 흡수·통합해 ‘한국경제인협회’로 새 출발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이를 통해 그동안 한경연 회원으로 남아있던 4대 그룹의 일부 계열사들이 한경협 회원자격을 얻는 식으로 전경련 복귀가 현실화할 전망이다. 한경협 신임 회장을 맡은 류진 풍산그룹 회장은 임시총회 직후에 직접 혁신계획을 설명할 계획이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8일 임시 이사회를 갖고 전경련 재가입과 관련한 현안보고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연 회원사인 삼성SDI 등 나머지 관계사 4곳도 이사회를 열어 전경련 복귀 관련 내부 논의를 진행했다. 삼성 관계자는 “(전경련 재가입이) 이사회 승인 사항은 아니며, 구체적인 활동 계획 등은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협약사가 아닌 삼성증권은 이사회 반대 의견 등이 개진 됨에 따라 전경련 복귀를 보류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안팎에선 다른 그룹들도 전경련 재가입 논의를 사실상 끝내고 최종 의사결정 단계에 들어섰다고 본다. SK그룹 4개 계열사(㈜SK·SK이노베이션·SK텔레콤·SK네트웍스)와 현대차그룹 5개 계열사(현대차·기아·현대건설·현대모비스·현대제철)도 최근 이사들에게 한경연 회원자격 이관과 관련한 현안보고를 했다. LG그룹(㈜LG·LG전자)도 전경련 복귀 여부에 대한 내부 검토를 진행했다.
4대 그룹은 전경련 임시총회 이후 한경협 회원자격 이관에 반대 의견을 내지 않는 방식으로 복귀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 경우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2016년 12월에 가장 먼저 전경련에서 떠난 LG그룹은 6년8개월 만에, 나머지 3개 그룹은 6년6개월 만에 복귀하는 것이다.
그러나 4대 그룹은 본격적인 전경련 활동에 신중한 입장이다. 전경련 재가입을 놓고 정경유착 논란의 재연 등 부정적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전경련 혁신안의 실현 여부, 정경유착 근절 조치 등에 따라 향후 회비 납부와 활동 등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