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폭염·모기·분뇨 문제…잼버리 조직위, 이미 알고 있었다

입력 2023-08-21 16:01 수정 2023-08-21 16:03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 한 참가자가 지난 3일 테이블에 엎드려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잼버리 대회 파행의 원인이 됐던 폭염과 모기 등 해충, 분뇨 등의 문제가 대회 준비 때부터 이미 경고됐던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이 같은 내용은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개막을 1년 7개월여 앞둔 시점인 2021년 12월, 사단법인 ‘한국관광개발연구원’이 새만금잼버리 조직위원회의 의뢰를 받아 작성한 ‘세부운영계획 수립’ 용역보고서에서 드러난 내용이다.

당시 지적된 문제들을 제대로 해결되지 못한 상태에서 잼버리 대회가 진행됐다.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국민일보가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21일 확보한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의미 및 과제-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세부운영계획 수립 용역 중심으로’ 문서에는 대회 장소의 폭염, 모기·해충, 분뇨 등이 주요 문제로 제기됐다.

국민일보가 입수한 문서는 한국관광개발연구원이 작성한 용역보고서의 주요 내용이 압축돼 있다. 모두 2억95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된 용역은 2021년 3월 18일부터 12월 10일까지 9개월여간 진행됐다.

문서는 잼버리 대회를 앞두고 폭염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면서,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서는 야영장 조성과 관련해 ‘8월 폭염 기간 열리는 행사로 더위 극복 시설 중요’, ‘그늘막·워터스테이션 등 폭염으로 인한 열사병 대비 필요’라고 명시했다.

폭염에 대한 쉼터와 급수·샤워시설 등에 대한 필요성이 조직위의 용역보고서에서 강하게 제기된 것이다.

폭염은 잼버리 참가자들의 급식 문제로 이어졌다. 문서는 “8월의 폭염 속, 안전한 급식 제공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법적 기준을 준수한 식사·배식·조리공간의 조성으로 식품안전관리의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잼버리 참가자들을 괴롭혔던 모기 등 해충 문제와 분뇨 문제도 잼버리 대회 개막 이전부터 문제로 거론됐다.

그러나 대책은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고, 잼버리 파행의 원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문서는 야영장을 ‘모기 발생 및 취약 지역’으로 규정하며 “주변 생태숲 습지 및 영지 곳곳에 웅덩이가 조성돼 모기 서식이 많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의료시설·화장실·샤워실 등 공용사용 시설에 모기 방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서는 또 분뇨·오수 문제에 대해서는 “처리 리스크가 매우 큰 상황으로 계속해서 해결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분뇨 차량의) 잦은 영지 방문으로 인한 악취 발생과 분뇨 처리장 처리용량 대비 발생량이 많다”고 지적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