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내 유력 경쟁자로 주목받았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지지율이 급락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내 압도적 지지율을 획득하며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리턴매치 가능성이 커지자 제3 지대 후보론도 재차 등장했다.
20일(현지시간) 에머슨대가 발표한 여론조사(지난 16~17일, 등록 유권자 1000명 대상)에서 공화당 내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은 56%로 나타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추격했던 디샌티스 주지사는 10%로 기업가 출신 비벡 라마스와미와 공동 2위를 기록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지난 6월 조사(21%) 때보다 지지율이 11% 포인트 감소하며 군소후보로 전락했다.
CBS 방송과 유거브 조사(지난 16~18일, 성인 2061명 대상)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62%로 디샌티스 주지사(16%)를 46% 포인트 앞섰다.
민주당은 바이든 대통령 외에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어서 내년 대선 때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맞대결 성사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유권자 사이에서 비호감도가 높아 대안 후보 등장 필요성도 제기됐다.
래리 호건 전 메릴랜드 주지사는 이날 CNN 방송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가 된다면, ‘노 레이블스’(No Labels)가 대안 후보를 낼 가능성이 매우 커질 것”이라며 “대부분 유권자가 두 후보 누구도 선호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다른 후보를 제시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노 레이블스는 내년 대선에서 제3 후보 필요성을 주장하는 중도 성향 정치 단체로, 호건 전 주지사가 공동 대표를 맡고 있다.
호건 전 주지사는 “미국인 3분의 2가 공화당이나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하는 데 관심이 없다”며 “대다수 사람은 정치에 완전히 지쳤고, 제도권 정치가 망가졌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거 일어나지 않았던 일(제3 후보 선출)이라 하더라도 지금은 가능성이 없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호건 전 주지사는 제3 후보 등장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유리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 제3 후보는 트럼프로부터도 바이든에게서 만큼 많은 표를 얻어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소속 조 맨친 상원의원도 WABC와 인터뷰에서 “만약 당신이 민주당원이라면, 그들은 당신이 모든 공화당을 악당으로 만들기를 원한다. 공화당 역시 민주당을 싸잡아 악당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이는 미국 설립자들이 민주주의가 가야 할 바로 의도한 게 아니다”고 비판했다. 맨친 의원은 노 레이블스 활동에 대해 “그들은 미국인이 다른 대안을 원하는지를 묻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노 레이블스 소속 대선 주자 후보로 맨친 의원을 지목했었다. 맨친 의원 자신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제3 후보로 대선에 출마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는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