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애니메이션 영화감독 모리타 히로유키가 최근 일본의 한 페스티벌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밝힌 DJ소다를 향해 SNS를 통해 ‘꽃뱀’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논란이 되고 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명백한 2차 가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영화 ‘고양이의 보은’ 등을 제작한 모리타 감독은 지난 19일 엑스(X·옛 트위터)에 “DJ소다가 주장하는 성추행 피해는 공개적인 꽃뱀질 같은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남자를 유혹해 붙게 한 뒤 무서운 건달이 나타나 돈을 뜯어내는 것”이라며 “음악 페스티벌 주최자는 DJ소다의 수작에 가담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모리타 감독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실망스럽다’ ‘모욕적’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논란이 일자 그는 자신의 글을 삭제했지만 이미 해당 발언은 온라인상에서 널리 퍼진 상태다. 아직까지 모리타 감독은 사과나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DJ소다는 지난 13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공연 당시 다수의 관객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밝히며 피해 당시 사진을 공개했었다.
그는 SNS 플랫폼 엑스를 통해 “일본 오사카 뮤직 서커스 페스티벌에서 공연했는데, 한 명도 아니고 여러 명이 갑자기 저의 신체를 만졌다. 속수무책으로 성추행을 당했다. 너무 놀라고 무서웠지만 (관객들이) 저를 보고 너무 좋아해줬고, 울기도 하는 팬들도 있어 일단 끝까지 마치려고, 정말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척 많이 노력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자신의 노출 의상을 문제 삼는 의견이 제기되자 “내가 어떤 옷을 입던 성추행과 성희롱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며 이를 재반박하기도 했다. DJ소다는 “나는 사람들에게 나를 만져 달라고 내 몸을 봐 달라고 노출 있는 옷을 입는 게 아니다. 나는 내가 어떤 옷을 입을 때 나 자신이 예뻐 보이는지 잘 알고 있고, 그것에 만족함과 동시에 자신감이 생겨서 오로지 자기만족으로 입고 싶은 옷을 입는 건데 노출이 있는 옷을 입는다고 그들이 나를 만지거나 성희롱할 권리는 없다”고 언급했다.
일본 공연기획사 트라이하드 재팬은 지난 15일 입장문을 내고 “소다님의 퍼포먼스 중 몇몇 관객이 출연자의 가슴 등 신체를 만지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이런 성폭력, 성범죄 행위는 절대 용서할 수 없다. 가해자를 특정해 법적 조처하겠다”고 밝혔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