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부동산발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에버그룹)가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고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헝다그룹은 이날 뉴욕 법원에 ‘챕터 15’ 파산 보호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헝다가 신청한 챕터 15는 외국계 기업이 회생에 나서는 동안 채권자들로부터 미국 자산을 보호하는 규정이다. 헝다 그룹은 채무 변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헝다의 계열사인 텐허 홀딩스도 함께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헝다 측은 청원서에서 홍콩과 케이맨 제도,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서 진행 중인 구조조정 협상을 인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헝다는 지난 2021년 12월 처음으로 227억달러(약 30조4000억원) 규모의 역외 채권을 지급하지 못해 공식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빠진 이후 경영난을 겪고 있다.
최근 헝다에 이어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가 악화하는 등 중국의 부동산발 위기가 커지고 있다. 중국 최대 자산운용기업 중 하나인 중즈그룹도 부동산 시장 침체 심화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해 부채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헝다의 운명은 중국의 금융 시스템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은행, 신탁 및 수백만 명의 주택 소유자에게 파문을 일으킬 수 있다”며 “이는 중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구조 조정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