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 1억씩, 왜?…부영 회장 “사촌땅 배아프면 금융치유”

입력 2023-08-17 08:06 수정 2023-08-17 10:17
이중근 부영 회장. 뉴시스

최근 동창들에게 현금 1억원씩을 줘 화제가 된 이중근(82) 부영그룹 창업주가 기부 이유로 ‘이웃사촌 정신’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창업주는 최근 사석에서 ‘주변에 재산을 나눠준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고 이런 의사를 밝혔다고 자리에 참석한 한 관계자가 17일 연합뉴스에 전했다.

이 창업주는 “출세는 나눌 수 없고, 사촌이 땅을 사서 배가 아픈 것은 의술로도 치유할 수 없다”면서 “하지만 원인을 제공한 사람이 분배적인 방법으로 직접 개개인에게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배가 아픈 것이) 치유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이어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있듯이 주민과 동창들은 ‘폭넓은 의미의 사촌’이라면서 “살아오면서 인연을 맺은 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중근 부영 회장의 6촌 동생이 고향인 전남 순천시 서면 운평리에 있는 이 회장의 과수원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이 창업주는 지난 6월 고향인 전남 순천시 서면 운평리 6개 마을 주민 280여명에게 1억원씩을 나눠줬다. 또 초·중·고 동창생 230여명에게도 각각 5000만~1억원을 전달한 사실이 알려져 크게 이목을 모았다. 이후 뒤늦게 연락이 닿은 동창생 10명에게도 1억원씩을 줬다.

이 창업주는 친척은 물론 군대 동기, 전우, 주변의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에게도 현금과 선물을 줬는데, 지금까지 나눠준 현금만 165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모두 사비로 조달했으며 현금 외 물품까지 더하면 2650억원 수준이라고 한다.

그룹 차원의 기부금도 1조1000억원 규모다. 이 창업주는 회사 관계자들에게 “여력이 되는 한 계속하겠다”면서 앞으로 기부를 이어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 회사 임원이 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