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디플레이션 우려, 글로벌 시장 영향…“인플레 압력 낮출 것”

입력 2023-08-16 06:59

중국 경제가 장기 침체 국면에 들어섰다는 우려가 점차 글로벌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뉴욕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고, 국제 유가도 내려갔다. 올해 세계 경제 성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부분은 축소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일각에선 중국 디플레이션이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빠르게 낮출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을 제기했다.

1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1.02%),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1.16%), 나스닥지수(1.14%) 지수는 일제히 1% 이상 하락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분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도 전날보다 1.52달러(1.84%) 하락한 배럴당 80.9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AP통신은 “중국 데이터가 세계 경제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킨 것”이라며 “글로벌 파급 효과 우려는 이미 위축된 주식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장기 침체 국면에 접어든 중국 경제는 글로벌 성장에 도전이 된다”며 “(중국의) 경기 둔화는 상품에서 건설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강타하고 있고, 중국에서 활동하는 일부 미국 대기업은 빠른 회복을 기대하지도 않는다”고 지적했다.

실제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는 이날 ‘예상보다 빠른 주택 시장 악화’를 이유로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9%에서 4.5%로 하향 조정했다. SPI 에셋 매니지먼트의 스티븐 이네스 매니징 파트너는 전날 중국의 금리 인하를 언급하며 “정책 당국자들이 내부 신뢰 위기에 직면해 패닉 버튼을 누르기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지난 1월 중국이 올해 세계 경제 성장의 35% 정도를 담당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NYT는 “이제는 그럴 가능성이 작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영국 매체 익스프레스는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의 잠재적 붕괴는 세계 경제에 위험을 초래한다”며 “중국은 라틴 아메리카나 아시아, 영국 등에 투자하고 있다. 많은 중국 투자자들이 돈을 회수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디플레이션이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춰 주요국의 통화 긴축 정점을 앞당기게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코노믹타임스는 “중국이 디플레이션에 빠졌다는 사실이 금융 시장 전반에 불안을 부채질하고 있지만, 이는 전 글로벌 비용 절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 소비자와 기업 모두 지출과 투자를 억제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잠잠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