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국내 주요 대기업의 영업이익 하락세가 줄어들면서 하반기 경기 회복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자동차·부품과 조선·기계·설비 업종의 영업이익이 크게 늘며 실적 반등세를 이끌었다. 다만 반도체 업황 부진에 빠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의 정보기술(IT)·전기전자 업종은 아직 실마리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는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가운데 반기 보고서를 제출한 305개 기업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총 23조3404억원으로 집계됐다고 15일 밝혔다. 전년 동기(52조3947억원) 대비 55.5% 줄었지만, 전 분기와 비교해 6.7% 감소에 그쳤다. 이들 기업은 지난해 2분기에 영업이익 52조3947억원을 거뒀지만, 같은 해 3분기(37조9211억원)와 4분기(11조2676억원)까지 큰 폭의 실적 하락을 겪었다. 그러다 올해 1분기(25조253억원)부터 회복 흐름을 탔다.
지난 2분기에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난 업종은 자동차·부품(9조7415억원)이다. 1년 전(6조3795억원)과 비교해 3조3620억원(52.7%)이나 증가했다. 조선·기계·설비 업종은 1조301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212.7%라는 기록적 급증세를 보였다.
기업별로 현대자동차가 2분기 영업이익 4조2379억원으로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전년 동기 대비 1조2581억원(42.2%) 뛰었다. 기아도 1년 전보다 52.3% 증가한 3조403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삼성중공업도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147억원 늘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650억원, 현대모비스는 2604억원, 현대삼호중공업은 223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호조세를 보였다.
이와 달리 IT·전기전자 업종은 2분기에 6954억원의 영업손실을 보이며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2분기(20조6536억원)와 비교해 영업이익이 21조3490억원이나 급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타격이 컸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6685억원으로 1년 전보다 95.3% 줄었다. SK하이닉스는 2조8821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정유와 석유화학 업종도 2분기에 10조3238억원의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GS칼텍스(-2조1513억원), SK에너지(-2조834억원), S-OIL(-1조6856억원), HD현대오일뱅크(-1조3341억원) 등 주요 기업의 실적이 악화했다. 운송 업종에서도 HMM의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조7769억원 줄어든 160억원에 그쳤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