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5호선 노선 확정 임박…김포시민 “생사 걸린 문제”

입력 2023-08-15 15:44
(오른쪽부터) 김병수 김포시장, 원희룡 국토부장관, 강범석 인천 서구청장이 5월 21일 ‘서울지하철 5호선 김포·검단 연장 사업’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포시 제공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가 이달 안에 ‘서울 지하철 5호선’ 김포·검단 연장사업 노선을 결정할 예정인 가운데 양 측이 제시안 노선안 중 어떤 노선을 채택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 지하철 5호선 연장사업은 윤석열 정부의 첫 신도시인 김포한강2 콤팩트시티 조성사업의 광역교통대책으로 추진되는 사업이다. 서울 방화역~김포 고촌·풍무~인천 검단신도시~김포한강신도시를 연결하는 신설 노선으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추가 검토사업으로 반영됐다.

현재 김포시는 고촌·풍무를 거쳐 검단에 1~1.5곳의 역사를 놓는 노선, 인천 서구는 ‘U’자 형태로 검단 남쪽을 깊이 경유해 3곳의 역사 놓는 노선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 5월 대광위에 노선 결정을 맡기는 내용으로 협약을 체결한 바 있는 김포시와 인천 서구는 노선안 합의를 위해 협의체를 구성, 지난달까지 4차례 회의를 진행했지만 견해차만 확인하고 합의가 불발됐다.

노선 결정이 지연되면서 김포·검단 주민 간 감정싸움이 격화되자 대광위는 지난 8일 이달 중 직권으로 노선안을 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대광위는 김포시와 인천시에 각각 최적의 노선안을 제출하라고 한 뒤 평가단을 꾸려 둘 중 하나를 최종안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김포시는 5호선 연장 사업이 김포한강2 콤팩트시티 조성사업의 광역교통대책으로 추진되는 만큼 김포시 노선안으로 결정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김포시는 5호선 연장사업 추진과 관련해 그간 걸림돌로 지적된 서울 방화동 건설폐기물 처리장까지 책임지기로 했고, 김포골드라인 승객 안전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5호선이 서울로 빠르게 연결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포시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5호선 연장사업은 콤팩트시티 광역교통대책인만큼 인천 연장이 아닌 김포 연장이 핵심”이라며 “김포시민에게 5호선은 골드라인 혼잡률 해소 등 생사가 관련된 문제지만 인천은 검단에 트리플 역세권을 실현하기 위해 욕심을 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6일 김포시의 한 아파트단지 입구에 서울 지하철 5호선 연장사업 노선안 관련 대광위의 직권 중재안 확정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설치돼 있다. 박재구 기자

인천시는 검단신도시가 2기 신도시 중 유일하게 광역철도망이 없는 만큼 지역 주민의 교통난 해소를 위해 더 많은 역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인천시는 향후 검단 지역에 개통이 예정된 인천지하철 1·2호선과 연결 추진을 고민하고 있다.

인천지하철 1호선 검단 연장선은 현재 공사 중으로 2025년 5월 개통 예정이며, 인천지하철 2호선은 종전 인천 운연역부터 검단오류역까지 잇는 노선을 경기 일산 중산지구까지 연장하는 사업으로 지난달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에 선정됐다.

강범석 서구청장은 지난 10일 구청에서 열린 ‘서울 5호선 검단·김포 연장사업 인천시안 반영을 위한 간담회’에서 “5호선 연장사업은 그간 교통과 환경에서 소외된 60만 서구 주민을 위한 중요한 사업인 만큼 서구의회와 힘을 합쳐 인천시안 반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포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검단신도시 광역교통대책은 인천 1호선 연장사업이다. 5호선 최초계획인 2018년 서울시의 방화차량기지 이전 및 부지활용방안 용역 때도 검단인구는 이미 반영됐고 5호선 사업 시작 후 추가된 검단 계획인구는 없다”며 “5호선 연장선이 검단신도시를 경유하고, 김포한강신도시보다 먼저 서울과 가까운 곳에 입지하는데도 인천시 측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포=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