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후폭풍’ 전북도, 국제공항 입찰… 적절성 논란

입력 2023-08-15 13:08 수정 2023-08-15 13:24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의 예산 집행을 둘러싼 공방이 거센 가운데 새만금국제공항 건설 입찰 절차가 곧바로 진행돼 사업 적절성을 둘러싼 정치권 등의 논란이 잇따르고 있다.

전북도는 “새만금국제공항 건설 사업자 선정을 위한 국토교통부 서울지방항공청 입찰공고가 조달청 나라장터에 게시됐다”고 15일 밝혔다. 입찰 기간은 오는 17일까지로 3개 업체가 사전심사를 신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입찰공고는 활주로, 계류장, 관제탑, 항행 안전시설 등을 조성하는 에어사이드(항공기 이동장소) 관련 공사를 위한 것이다. 새만금국제공항 총사업비 8077억원 중 5100억원에 해당하는 이 공사는 턴키(설계·시공 일괄수주) 방식을 채택했다.

전북도는 2028년까지 새만금 공항을 개항해 공항·항만·도로 등 물류체계를 골고루 갖춘 새만금 투자 유치를 활성화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당초 새만금국제공항 B/C(비용 대비 편익 비율)는 0.479로 경제성 판단 기준인 1을 크게 밑돌았다. 2019년 국가 균형발전 차원에서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받았지만 1조원 가까운 예산이 수반되는 공항건설의 타당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여기에 정치권에서 잼버리 파행에 대한 새만금 지역 사회간접자본(SOC) 추진·조성 경위를 엄밀히 따지겠다고 예고한 상황에서 새만금국제공항 입찰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은 최근 “전라북도가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를 핑계로 챙긴 새만금 관련 SOC 예산이 11조원에 육박한다”며 향후 ’현미경 검증’을 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환경단체도 절차적 하자와 환경 파괴 가능성에 따라 입찰 발주를 취소·중단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새만금신공항백지화 공동행동은 성명을 내고 ”환경영향평가가 마무리되지 않았는데 공항을 지을 건설업체부터 선정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계약 파기가 우려되는 무책임한 행정”이라고 입찰 절차 강행에 반대했다.

이 단체는 “활주로 증설에 불과한 공항을 짓기 위해 수라 갯벌이 매립될 위기에 놓였다”며 “국가균형발전과 민간 국제공항이라는 허구로 위장된 새만금신공항은 막대한 혈세를 들여 갯벌과 소중한 생명을 파괴하는 위험천만한 사업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14일 “새만금 SOC는 잼버리와 관계없이 정부의 새만금 기본계획에 따라 단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새만금 국제공항 역시 문재인 정부 때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예타를 면제한 데 따른 기존 사업”이라고 반박했다.

잼버리 집행위원장인 김 지사는 “정부와 조직위, 지자체 업무분장과 업무 수행 내역을 살펴보면 모든 게 밝혀질 것”이라며 “자체 감사를 실시하겠지만 허위사실을 퍼뜨려 전북인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고 명예를 실추시킨다면 묵과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