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정상, 3국 관계 규율 ‘캠프 데이비드 원칙’ 발표 전망

입력 2023-08-15 06:28 수정 2023-08-15 09:16

한·미·일 3국 정상이 이번 주 새로운 3국 관계를 규율하는 ‘캠프 데이비드 원칙’(Camp David Principles)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례 합동 군사 훈련과 위기 핫라인 개설 등 구체적인 동맹 협력 강화 방안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정권이 바뀌더라도 3국 협력이 이어질 수 있도록 이를 제도화하는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14일(현지시간) “미국 관리들은 한국과 일본이 복잡한 과거를 넘어 단합된 미래를 보도록 설득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첫 한·미·일 정상회의는 수개월에 걸친 미국 외교의 결과”라며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어 “이번 정상회의는 (3국) 동맹이 군사·경제적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는 크고 분명한 메시지를 중국과 북한에 전달하기 위해 고안됐다”고 덧붙였다.

캠프 데이비드 원칙에는 한·미·일 3국 관계를 심화·발전하는 포괄적인 기본 원칙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안정적인 한·일 관계가 3국 협력의 토대가 되는 만큼 이를 유지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행정부 고위당국자는 “캠프 데이비드에서의 만남의 상징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며 “(한·일) 두 정상의 화해로 우리가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존스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일본석좌도 이날 전화 브리핑에서 “정상회의의 초점은 지금까지 이뤄진 양자 및 3국 관계의 진전을 제도화하고, 이들 국가의 미래 지도자들이 그것에서 멀어지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드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3자 협력을 정례화, 공식화, 제도화해 이를 되돌리기 어렵게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악시오스는 또 “(정상회의에서) 군사 협력 방안과 새로운 핫라인 개설을 발표하고, 위기 때 서로 협의할 의무를 부여하는 등 정치적 문제에 더 긴밀히 협력하는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3국은 연례 합동 군사 훈련과 국가안보보좌관 회담 정례 개최,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조기 경보 데이터 공유 개선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도 3자간 상호 방위 공약을 담은 공식 안보 협정이 나올 가능성은 적지만 역내 방위 책임에 대한 상호 간 이해에 각국이 동의할 것이라고 행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한 미국 정부 관계자는 “안보 영역에서 3국을 더 가깝게 할 수 있는 몇 가지 조치를 기대하고 있으며 이렇게 함으로써 집단 안보가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3국간 안보 프레임워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언급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3국이 레이더와 위성, 무기체계 융합을 통한 미사일 요격 훈련 등 합동훈련을 매년 개최하고, 3개국 국가안보보좌관이 1년에 두 차례씩 만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빅터 차 CSIS 학국석좌는 “3자 안보 관련 성명이 발표될 것”이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식 집단 방어는 아니더라도 3국 안보가 서로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에 대해 최대한 근접한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의 대만 침공 시 한반도에서 (북한의) 기회주의적 침략을 확실히 억제할 한국의 능력은 미국과 일본 모두 절실히 필요로 하는 것”이라며 “이런 시나리오는 3국 동맹이 자원을 어떤 식으로 배분해 잠재적 상황에 대처하거나 이를 억제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의 동기가 된다”고 설명했다.

에밀리 벤슨 CSIS 무역·기술 선임연구원은 정상회의에서 경제안보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이며 특히 바이든 행정부가 최근 발표한 대중국 투자 규제와 관련해 한국과 일본이 동참하도록 하는 논의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제라드 베이커 전 WSJ 편집장은 “3국 정상회의는 2021년 미국이 호주, 영국과 3자 안보협의체 오커스(AUKUS) 협정을 체결한 데 이은 것”이라며 “아시아·태평양의 변화하는 지정학에서 오랜만에 중요한 발전이자, 중국을 견제하고 맞서려는 미국 노력에 크고 예측할 수 없는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 정부를 대신해 한국의 광복절에 따스한 축하를 전한다”며 “70주년을 맞이한 우리 동맹의 강력함을 재확인하며 우리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축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한·미는 공동의 가치를 공유하며, 이것이 우리의 강력한 관계의 토대”라며 “인적 교류 확대, 경제 투자, 국제적인 평화와 안정 추구 등 양국 관계가 진정한 글로벌 동반자 관계를 이뤄내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