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MBTI(성격유형검사) 열풍’이 대한민국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예수님의 MBTI 검사 결과가 ‘F(Feeling·감정형)’가 아닌 ‘T(Thinking·사고형)’ 유형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성수 부산 온누리교회 목사는 13일 주일설교에 MBTI를 접목해 성도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많은 분이 ‘예수님은 공감하고 위로해 주시는 분’이라며 예수님을 F 유형으로 생각하겠지만, 예수님은 완전한 T 유형이다. 예수님은 (공감보다도) 잔소리를 많이 하시는 잔소리꾼이셨다”며 “복음서를 읽어보면 예수님께서 얼마나 화를 많이 내셨는지 알 수 있다”고 부연했다.
예수님의 ‘잔소리’를 들은 대표적 성경 속 인물로는 열두 제자들이 있다. 박 목사는 “예수님의 제자가 된다는 건 참으로 귀하고 좋은 일이지만 예수님과 함께할 때 제자들이 얼마나 많이 혼났는지 모른다. 때로는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시고, 소유욕을 내려놓으라며 혼내시기도 하고, 높은 자리에 올라가려고 할 때는 하나님 나라는 그런 게 아니니 십자가를 지라고 말씀하셨다”고 설명했다.
박 목사는 이날 ‘찾아오게 하는 은혜’(막 1:45)를 제목으로 설교했다. 그는 “예수님의 목회는 한적한 곳으로 도망가도 사람들이 모여드는 목회였다”며 그 비법으로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40일간 받은 ‘강도 높은 훈련’을 꼽았다. 이어 제자들을 많이 혼내신 이유는 ‘그들을 훈련하기 위함’이라는 메시지가 선포됐다. 박 목사는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참된 하나님 나라 군사가 될 수 있도록 일명 ‘광야 학교’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시키셨다”고 전했다.
하나님에게 쓰임 받기 전 혹독한 훈련을 받은 성경 속 인물은 이외에도 많다. ‘이스라엘의 출애굽 지도자’ 모세와 ‘이스라엘의 두 번째 왕’ 다윗 역시 철저한 믿음의 훈련을 받았다.
박 목사는 “우리 모두 ‘광야는 안 찾아왔으면 좋겠고 광야가 찾아왔다 할지라도 얼른 지나갔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겠지만 성경의 역사를 보면 하나님께서 쓰시는 사람들은 항상 ‘광야 학교’에 먼저 입소해 철저한 믿음의 훈련을 받고 난 뒤 하나님께 사용 받았다”며 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부산 온누리교회에 출석하는 청년 교인 A(21)씨는 14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설교 중 MBTI 얘기가 나오니 반갑고 더 몰입됐다. 처음에는 예수님의 따뜻한 이미지 때문에 예수님이 F라고 생각했는데 듣다 보니 목사님 말씀에도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현장에서도 MBTI를 아시는 분들은 목사님 말씀에 빵 터졌다”고 밝혔다.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