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2분기부터 금리를 분기별 0.25% 포인트씩 인하할 것이라고 골드만삭스 그룹이 전망했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들은 13일(현지시간)자로 낸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에 가까워지면 금리를 정상화하려는 욕구에 따라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4일 보도했다.
이런 전망에 따라 현재 골드만삭스는 내년 2분기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얀 하치우스와 데이비드 메리클을 포함한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들은 보고서에서 “우리는 분기당 25bp(0.25% 포인트) 인하를 예상하지만, 그 속도는 불확실하다”며 예측이 빗나갈 여지도 남겨뒀다.
이들은 또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차기 회의인 내달 회의에서는 인상을 건너뛰고 11월 회의에서 “근원 인플레이션 추세가 최종적인 인상이 불필요할 정도로 충분히 둔화했다”고 결론 낼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면서도 “정상화가 금리인하를 위한 특별히 시급한 동기는 아니며 그 이유로 우리는 FOMC가 금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리스크 또한 상당하다고 보고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이어 “금리가 결국 3~3.25% 수준에서 안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연준은 코로나19 회복 과정에서 초래된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기조 아래 지난해 3월부터 강력한 금리 인상 드라이브를 이어 왔으며 지난달 26일 5.25~5.50%로 0.25% 포인트 올린 바 있다.
그런데 미국 노동부가 지난주 내놓은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시장 추정치보다 낮은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에 그치며 인플레이션 둔화 조짐을 보였다. 에너지와 식품 비용을 제외한 근원 CPI도 4.7%로 전월(4.8%)에 비해 낮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연준이 다음 달 회의에서는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있다고 CNN 방송이 13일 보도했다.
CNN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를 인용해 시장에서는 연준이 다음 달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90% 이상으로 보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그러나 BMO 패밀리 오피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캐럴 슐라이프는 CNN의 전망과 달리 고용시장의 강세는 연준이 금리를 다시 인상할 충분한 여지를 줄 수 있다고 예상했다.
블룸버그통신 역시 연준이 경기침체를 피하기 위해 대기 전술(waiting game)을 쓰고 있다며 신중론을 폈다.
연준이 물가 안정으로의 조속한 복귀를 기대하지 않고 있다며 결국 인플레이션 싸움의 승패는 내년 봄에 더 명확해질 것이라는 것이다.
연준으로서는 인플레이션 억제 노력을 너무 일찍 중단해 이후 물가상승률이 다시 두 자릿수까지 치솟았던 1970년대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으려 한다는 진단이다.
바클레이스 캐피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조너선 밀러는 블룸버그통신에 “인플레이션 하락이 연준에 당분간 시간을 벌어주긴 하지만 적어도 2개 분기 동안 이와 관련한 그림이 명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준은 연착륙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을 시장보다 훨씬 잘 인식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덧붙였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