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잼버리 대원 폭행 시비 사소한 오해로 드러나

입력 2023-08-14 08:59 수정 2023-08-14 17:54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 참가한 독일 국적 여성 대원과 숙박업소 업주 간 폭행 시비는 의사소통 과정의 사소한 오해에 따른 것으로 밝혀졌다. 피해 당사자 뜻에 반해서는 처벌하지 않는 ‘반의사불벌죄’가 적용돼 가해자는 처벌을 면하게 됐다.

경찰은 해당 독일 대원이 1층 객실 방문이 열리지 않자 창문을 통해 내부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신체접촉이 있었을뿐 폭행 사건이 발생한 게 아닌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당초 경찰 신고를 한 10대 남성 독일 대원은 “오해로 생긴 불상사”라며 경찰 신고를 취소하고 업주의 처벌도 원하지 않는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13일 오후 6시 50분쯤 모 숙박업소에서 잼버리 독일 참가자 A군은 모텔 업주로부터 폭행당했다고 60대 업주 B씨를 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이 구체적 경위를 조사한 결과 객실에 든 A군과 숙박업소 업주 B씨 간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해 생긴 일로 규명됐다.

A군은 잼버리 공식일정을 마치고 2박 3일 일정으로 동료 대원 40명과 함께 12일 광주를 찾았다. 투숙할 곳을 물색한 끝에 B씨가 운영하는 모텔에 묵기로 하고 저마다 짐을 풀었다

이후 A군는 업주 B씨에게 팔을 잡힌 채 승강이를 벌였다고 주장하며 경찰에 폭행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

하지만 경찰 조사결과 1층 객실의 방문이 열리지 않자 창문을 통해 내부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업주 B씨가 A군의 엉덩이를 손으로 받치고 부축하다가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둘러싼 오해가 생겼다.

업주 B씨는 단순히 몸을 부축하려고 신체접촉을 했지만 다른 의도를 가진 행동으로 독일 대원들이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2박 이상 묵을 경우 투숙객이 외출할 때 빈방의 청소를 하던 관행에 따라 무심코 내부에 들어갔다가 벌어진 해프닝도 이어졌다. 자신의 허락도 없이 방안에 들어온 것을 불쾌하게 여긴 독일 대원 C씨와 업주 B씨 등이 실랑이를 벌였다는 것이다.

경찰 조사결과 외출을 마친 뒤 숙박업소로 돌아온 C씨는 “다른 사람이 방에 몰래 들어온 게 불쾌하다”며 숙박요금 반환을 요구했고 업주 B씨는 이를 거부하며 독일 대원들과 다툰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업주 B씨가 13일 오전 10시에서 정오 사이 잼버리 참가 독일인 여성 2명이 투숙한 방에 허락없이 들어간 혐의가 불거져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B씨가 환기를 할 목적으로 빈방에 들어간 뒤 창문을 열어둔 채 청소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독일어와 영어 등으로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던 데다 문화적 차이로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것으로 보고 B씨를 임의동행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했다.

경찰은 청소를 하기 위해 방안으로 무단으로 들어간 업주 B씨의 청소가 정당한 행위인지 여부를 가린다는 방침이다.

독일 대원 A군과 C씨 일행은 관광 목적으로 광주를 방문해 지자체 등의 안내나 숙박업소 알선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A군과 C씨 등은 인터넷 예약 사이트를 통해 완불한 숙박료의 환불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다른 숙박업소 2곳으로 거처를 옮겨 14일까지 예정한 일정을 진행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A군 일행과 B씨가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지 못해 발생한 다툼으로 판단된다”며 “청소를 해달라는 의사표시가 있었는지 여부를 가리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