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 서있는데 다리 파래져’…코로나 새 후유증 발견

입력 2023-08-14 08:24 수정 2023-08-14 10:23
코로나에 걸렸던 33세 환자가 처음 일어났을 때(왼쪽 사진)와 10분이 지난 뒤 다리 상태. 영국 마노 시반 박사 제공

새로운 장기 코로나바이러스 후유증(Long Covid·롱코비드)으로 10분 이상 서 있으면 다리가 푸른색으로 변하는 ‘푸른 다리 증상’이 발견됐다.

14일 의학계에 따르면 영국 리즈대 마노 시반 박사는 최근 이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33세 남성 환자를 발견했다고 지난 11일(현지시간) 의학 학술지 란셋에 발표했다. 해당 환자는 단시간이라도 서 있으면 다리 혈관이 심하게 부풀어 오르는 말단 청색증을 겪어 병원을 찾았다고 한다.

란셋에 따르면 이 환자는 서 있기 시작한 지 1분 만에 다리가 점차 부어오르기 시작해 시간이 지날수록 다리가 푸른 빛을 띠었다. 10분이 지나자 육안으로 뚜렷이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다리가 부어오르면서 파랗게 변했다. 환자는 다리가 간지럽고 무겁게 느껴진다고 호소했다. 증상은 환자가 자리에 앉자 2분 만에 사라졌다.

이 환자는 코로나 이후 이런 증상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코로나 치료 과정에서 서 있는 자세가 비정상적으로 심장 박동을 높이는 ‘체위 기립성 빈맥 증후군’을 진단받았다고 한다.

리즈대 회복의학과 교수인 시반 박사는 “코로나 후유증으로 말단 청색증이 나타난 것은 매우 놀라운 사례”라며 “장기 코로나 후유증 중 자율신경장애에 대한 인식이 더 높아져야 환자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