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 등 마약 이용률이 국가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다른 세대보다 20·30대 젊은이들의 마약 이용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덜 종교적인’ 사람일수록 마약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할 확률이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교회가 청소년과 청년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예방 교육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갤럽이 지난달 3일부터 27일까지 미 성인 1015명을 조사해 지난 10일(현지시간) 발표한 결과, 2023년 기준 미 인구의 절반(50%)이 ‘대마 사용 경험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명 중 1명(17%)은 ‘현재도 사용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두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이들은 매해 늘고 있는 추세다. 10년 전인 2013년 진행한 같은 조사에서 응답 비율은 각각 38%와 7%였다. 2021년 이 수치는 각각 49%와 12%로 훌쩍 뛰었다.
눈길을 끄는 건 나이가 어릴수록 ‘현재도 (대마를) 사용하고 있다’는 답변의 비율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55세 이상’(9%) ‘35~54세’(17%) ‘18~34세’(29%) 순으로 차이가 확연하다.
또 갤럽이 지난해 10월 미 성인 1009명을 조사해 11월 발표한 결과, 종교적 성향이 옅을수록 대마 등 마약이 ‘합법화돼야 한다’는 질문에 ‘그렇다’고 응답하는 비율이 높아졌다. 무신론자 10명 중 9명(89%)이 ‘대마가 합법화돼야 한다’고 답한 반면 교회를 매달 다니는 이들은 6명(61%)만이 ‘그렇다’고 답변했다. 매주 교회에 참석하는 이들은 46%로 수치가 확연히 줄었다.
한편 한국에서도 마약은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대검찰청이 지난달 발간한 ‘2022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2022년도 전체 마약류사범은 1만8395명으로 전년(1만6153명) 대비 13.9% 증가했다. 마약사범은 2551명으로 전년(1745명)과 비교하면 46.2%, 향정사범은 1만2035명으로 전년(1만631명)보다 13.2%가 훌쩍 뛰었다. 또 대마사범은 3809명으로 전년(3777명) 대비 0.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교회의 역할이 유의미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반응이다. 유성필 기독교중독연구소 소장은 “마약이 점점 우리의 일상 속으로 침투하고 있는 가운데 교회 내 중독 관련 프로그램은 거의 없다”며 “중독 관련 특강이나 세미나 등 전문적인 예방 교육이 절실하다. 특히 교회 지도자들이 우선적으로 강의를 듣고 중독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대처법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독예방시민연대 대표를 맡고 있는 김규호 목사는 13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마약 중독의 대표적 특징은 영적·심적 공허함을 마약으로 채우려 하는 것”이라며 “많은 중독자가 마약 문제에서 벗어나고 싶어하지만 의지로 되지 않고 방법을 모르니 벗어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중독을 전문성이 결여된 일반적인 시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되기에 ‘신앙’과 ‘중독’ 양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중독 전문가를 교회 내 부교역자로 양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교회가 전도에 나설 때 전도지와 함께 중독예방 전단지를 나눠주면 ‘교회가 좋은 일 한다’는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 연락 오는 이에게는 교회 출석을 제안하며 전문가와 연결해줄 때 교회에 대한 거부감도 줄고 미래 세대를 품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