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관로 분류식화 체계가 죽어가는 태화강 살렸다

입력 2023-08-13 11:43

1962년 특정공업지구로 지정된 이후 울산을 가로지르는 태화강이 ‘죽음의 강’에서 1급수로 바뀐 데는 바로 배수설비에 비결이 있었다.

울산시는 전국 17개 광역시· 중 유일하게 오수와 우수를 분리하는 ‘하수관로 분류식화 체계’를 구축해 하수 분야 선도도시로 자리매김했다고 11일 밝혔다.

지난 1960년대 산업화와 고도 경제성장을 이루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 울산은 대한민국이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견인한 산업수도이다.

그러나 경제성장과 더불어 공해도시란 오명과 함께 울산의 젖줄인 태화강은 오·폐수가 흘러들고 온갖 쓰레기가 쌓여 갔다.

하류에는 높이 8m, 길이 7㎞의 배수터널이 있었는데, 이 터널에서 매일 5000t가량 생활오수가 강으로 흘러들고 있었다.

이에 울산시는 태화강을 살리기 위한 ‘하수관로 분류식화 사업’(오수와 우수 분리, 가정오수관 연결)은 지난 1995년부터 2010년까지 집중적으로 추진했다.

먼저 1995년부터 2008년까지 태화강 유입 생활오수 차단을 위해 사업비 1325억원을 투입해 하수관로 261㎞를 정비했다. 이어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사업비 270억원을 들여 하수관로 40㎞를 정비했다.

또 2006년과 2008년 ‘하수관로 임대형민자사업(BTL) 방식’을 도입, 총사업비 1810억원 투입해 ‘하수관로 분류식화 사업’을 실시했다.

하수관로 분류식화 사업 결과, 농업용수로도 사용할 수 없던 태화강 수질이 2004년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 3.2ppm, 2011년 1.9ppm(1급수)으로 개선됐다.

수질은 1급수로 개선되면서 기수성 어류인 연어와 은어, 황어가 다시 돌아오고 멸종 위기인 수달이 서식하게 됐다.

2011년 이후에도 사업은 지속돼 현재는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유일하게 ‘100% 하수관로 분류식화 체계(총 연장 4795㎞)’를 구축했다.

자연 생태계가 급속히 회복되고, 태화강 대공원, 십리대숲과 산책로, 생태정원, 초화단지 등이 조성되며 2019년 7월 19일에는 태화강 일대가 ‘국가정원’으로 지정되는 기적도 이뤄졌다.

울산시는 앞으로 총 755억원을 투입해 ‘노후하수관로 정비’ 등 도시환경 및 태화강 환경 개선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하수시설 분야에 적극적인 투자로 시민들이 희망하는 쾌적한 도시생활환경 조성과 태화강의 수질 보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