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장마와 폭염 속에서 농산물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지난 10일 한반도에 상륙한 제6호 태풍 ‘카눈’의 피해를 반영하면 농산물 가격 상승세를 당분간 꺾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배추 도매가는 한 달 사이에 160%나 올랐다.
1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를 보면 지난 11일 배추(상품) 도매가격은 10㎏당 2만5760원으로 1개월 전의 9880원보다 160.7%, 인플레이션 정점에 이르렀던 1년 전의 1만9096원 대비 34.9%씩 상승했다.
무 도매가격은 20㎏에 2만9320원으로 1개월 전 1만2900원과 비교해 127.3%, 1년 전 2만7628원보다 6.1%씩 비싸다. 대파 도매가격은 ㎏당 3250원으로 한 달 전 2076원보다 56.6%, 1년 전 3116원 대비 4.3%씩 올랐다.
카눈의 상륙으로 인한 작황 피해를 반영하면 농산물 가격은 더 올라갈 수 있다. 카눈 영향권에서 벗어난 지난 11일 기준 농지 피해 규모는 여의도 면적(290㏊)의 5.4배에 달하는 1565.4㏊로 집계됐다.
특히 봄 이상기온의 영향으로 생산량이 지난해 대비 20%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 사과와 배 같은 과일의 공급량은 카눈에 휩쓸린 낙과, 침수 피해로 더 감소할 수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이달 사과 도매가격을 전년 동월 대비 5.6%, 배의 경우 10.9~20.1%씩 상승한 가격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음 달 추석을 앞두고 과일 수요가 증가하면 과일 도매가격은 더 올라갈 수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