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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중개플랫폼 우대빵부동산은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세우며 그야말로 ‘폭풍 성장’ 중이다. 3년 3개월 동안 부동산 거래금액은 13일 기준 1조2201억원, 누적매물 수는 5만3295개에 달한다. 평균 거래 기간은 한달 남짓이다.
우대빵 창업자인 이창섭 대표는 부동산 중개업계의 ‘공고한’ 카르텔을 깨고 들어간 장본인이다. 암암리에 행해지는 수수료 담합과 낡은 관행, 낮은 품질의 서비스 등은 국내 부동산 중개업계의 고질적 문제로 꼽혀 왔다.
이 대표는 홍익대 사거리에 있는 부동산에서 원룸부터 상가, 아파트까지 다양한 형태의 거래를 주선하며 밑바닥부터 경험치를 쌓았다. 이 대표는 “솔직히 부동산 중개를 만만하게 생각한 면도 있었는데, 직접 중개를 해보며 너무 힘든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우대빵이 잘 나갔던 것은 아니다. 이 대표는 주먹구구로 이뤄지는 부동산 중개 업무 전반을 데이터화한 ERP 시스템이나 아파트 동·호수를 입력하면 예상 가격을 정확하게 도출해주는 프로그램, 집주인이 쉽게 매물을 내놓을 수 있는 ‘복덕킹’ 등을 만들었다. 아이디어는 참신했지만, 중장기적 수익 구조를 만들어내기는 부족했다.
결국 부동산 중개업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 개발보다는 ‘직접 중개에 뛰어들자’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우대빵은 처음부터 허위 매물을 올리지 않는다는 점과 중개수수료를 반값만 받겠다는 점을 내세웠다. 파장은 상당했다. 자연스럽게 매수인·매도인을 끌어들였고, 우대빵 거래 지역 내에서 허위 매물이 사라지는 긍정적 효과도 이끌어냈다. 이 대표는 “처음에는 기존 중개업자들이 우대빵을 배척했지만, 지금은 우대빵의 규모와 영향력 때문에 먼저 협업을 요청해오는 등 상황이 역전됐다”고 말했다. 우대빵은 현재 수도권을 중심으로 40여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이 대표는 PMF(제품 시장 적합성·Product-Market—Fit)에 맞는 서비스를 끊임없이 고민한다. 이 대표는 “부동산 시장에서 고객의 니즈는 계속 바뀐다”며 “가령 거래가 잘 이뤄지는 시기 ‘반값 수수료’는 시장에서 잘 먹히지만, 지금처럼 거래가 잘 안 이뤄지는 시기에는 작동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갭 투자가 한창 많이 이뤄졌던 시기에는 갭매물 만을 따로 보여주는 ‘갭매물 서비스’를 내놨고, 최근 거래절벽 시기에는 ‘급매거래소’가 문을 열었다. 매수인 니즈에 걸맞게 다양한 채널을 통해 매물 홍보를 적극적으로 해주는 ‘감탄 매물’ 서비스나, 매수인이 평형·가격 등 조건을 제시하면 그에 맞는 매물을 실시간으로 모아서 보여주는 서비스에도 힘을 쏟고 있다. 중개 사고 시 피해보상을 해주는 부동산 보증보험도 대부분 2억원 한도지만, 우대빵은 ‘10억원’ 보증보험을 제공해 고객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부동산 중개 교육도 우대빵이 관심을 기울이는 부분 중 하나다. 한 기수에 10명을 선발해 2주 동안 부동산 중개업의 모든 노하우를 가르쳐주는 것이다. 이 대표는 “사실 부동산 중개를 기초부터 배우기가 어려운 환경”이라며 “중개사 자격증 유무와 관계없이 신청을 받고 있는데, 이미 경쟁률이 10대 1을 훌쩍 넘길 정도”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아파트를 사고 팔 때 제일 먼저 생각나는 부동산 중개업소가 되는 것이 최종 목표다. 그는 “기존 부동산 중개업 서비스는 오랫동안 제자리에 머물러 있었지만, 우대빵은 비용과 인력을 투자해 계속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며 “개척하기 쉽지 않은 시장인 것은 확실하지만, 곳곳에 우대빵 서비스가 침투하고 검증될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