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충주에서 자신을 기초생활수급자라고 밝힌 노인이 10원짜리 동전까지 털어 수재민들을 위해 기부한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충주시는 지난 4일 오전 11시쯤 시청 3층 복도에서 행사 준비를 하던 직원에게 한 70대 남성이 다가와 검은색 비닐봉지를 내밀었다고 전했다.
그는 “기초생활수급자로 나라의 지원으로 살고 있는데 수해를 입은 사람이 많은 것 같아 통장에 있는 돈을 전부 뽑아왔다”며 “좋은 곳에 써달라”고 했다고 한다.
이어 “나도 정부에서 지원을 받는 입장이지만 폭우로 집을 잃은 사람들을 보니 마음이 아팠다”며 “같이 돕고 살아야 할 이웃으로서 마땅히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인이 건넨 봉지 안에는 5만원·1만원·1000원짜리 지폐와 100원·10원짜리 동전까지 총 52만5320원이 들어있었다.
비닐봉지를 받은 직원은 “언뜻 봐도 어르신이 넉넉하지 않은 형편임을 알 수 있었다”면서 “성금을 내고 나면 어떻게 생활하실까 걱정이 돼 어르신이 거주하는 동사무소에 도와드릴 게 있는지 살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노인은 때마침 이 장면을 지켜본 조길형 시장과 잠시 대화를 나눈 뒤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충주시는 노인의 의사에 따라 신원을 밝히지 않은 채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성금을 전달했다.
오기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