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김정은 남매 믿는 건 핵무기…핵무장론 발전시켜야”

입력 2023-08-11 15:15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9일 열린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회의에서 서울과 충남 계룡대로 보이는 지역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북한 김정은이 서울을 가리키며 공세적인 전쟁 준비를 지시했다고 한다”며 “진지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 자체 핵무장론을 진화·발전시킬 때가 됐다”고 11일 주장했다.

오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안보는 다른 나라에 맡길 수 없는 숙제’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이 같이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 페이스북 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9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며 공세적인 전쟁 준비를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서울 주변과 육·해·공군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 부근으로 추정되는 지역을 손가락을 가리키며 발언하는 모습도 공개돼 이목을 끌었다.

오 시장은 김 위원장 발언에 대해 “서울 시민 안전을 책임지는 시장으로서 지난해 김여정의 ‘서울 과녁’ 발언에 이어 참을 수 없는 망언이자, 중대한 평화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그러면서 김정은·김여정 남매가 핵·미사일을 뒷배 삼아 이 같은 발언을 하고 있다며 자체 핵무장 필요성을 거론했다.

오 시장은 “국민들도 이제 북핵 위협을 체감하고 다수가 핵무장에 찬성하고 있다”면서 “자체 핵 보유를 묻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60%에서 많게는 76%까지 지지 응답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한·미동맹은 소중한 안보자산”이라면서도 “북이 핵탄두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보유한 상황에서 미국이 북한과의 핵전쟁을 각오하면서까지 우리를 지켜줄 것이라고 100% 확신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오 시장은 이어 “당연히 미국을 신뢰하지만, 4년마다 미국 대선을 바라보며 마음을 졸이는 게 독립국 운명이 돼서야 바람직한가”가로 반문했다.

오 시장은 “미국 워싱턴 조야에서도 ‘북핵 위협이 현실화한 상황에서 한국 핵무장을 용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며 “우리도 핵 문제를 두고 보수와 진보가 갈라져 답을 정해놓고 다툴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위협을 해소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그러면서 “이런 논의 자체가 북한은 물론 미국과 중국에 보내는 강력한 메세지이며 우리에게는 외교·안보적 선택지를 넓혀줄 수 있다”며 “우리 스스로 힘으로 대한민국을 지킬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는 게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