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관통하면서 강원 동해안 지역에 400㎜ 안팎의 많은 비가 쏟아져 곳곳에 침수 등의 피해가 속출했다.
11일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도내에 내린 비의 양은 속초 402.8㎜, 삼척 궁촌 387㎜, 강릉 346.9㎜, 고성 대진 341.5㎜, 양양 하조대 305㎜, 동해 264㎜ 등이다.
카눈의 강도가 약해지면서 도내에 내려졌던 태풍 경보는 이날 오전 6시를 기해 모두 해제됐다.
기상청은 동해안에 집중호우가 쏟아진 원인으로 카눈의 이동 방향과 태백산맥을 끼고 있는 지형적 특성을 꼽았다.
태풍 북상으로 도내에서는 561가구 869명이 경로당이나 주민센터, 친인척 집 등으로 일시 대피했고, 이 중 480가구 740명은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귀가하지 않고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카눈이 휴전선을 넘어갈 때까지 곳곳의 주택과 도로가 물바다로 변해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강릉 등 동해안 6개 시군에서는 주택 23채가 침수됐고, 평창에서는 주택 1채가 일부 파손됐다.
이와 함께 도로 침수 4건, 낙석 1건, 토사 유출 5건, 체육시설 옹벽 붕괴 1건, 축대 붕괴 1건, 정전 8건 등 공공시설 부문에서 20건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강한 바람과 함께 비가 내리면서 나무가 도로 등으로 쓰러진 피해가 40건에 달했다.
이는 전날 동해안 6개 시군에서 집계했던 피해 사례가 360건보다 작은 규모로, 일시 침수됐던 주택·상가·도로 등이 복구되면서 조정된 것으로 보인다.
많은 비로 한때 일부 구간이 통제됐던 동해안 7번 국도 응급조치가 마무리되면서 차량 소통이 정상화됐고, 도로 하부 통로도 11일 오전 중으로 통행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국립공원·공항·철도 역시 시설 점검 후 운영을 재개할 방침이다.
물벼락으로 도내 곳곳에서 침수 등의 피해가 발생함에 따라 각 지자체는 복구에 필요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 긴급·응급복구에 나서는 한편 피해를 지원해 조기 수습한다는 방침이다.
춘천=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