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티 속 200억어치 마약…밀반입 총책의 태국 호화생활

입력 2023-08-11 05:39
태국 현지에서 붙잡힌 마약 밀수 총책 30대 A씨. 부산지검 제공

태국에서 시가 200억원이 넘는 마약류를 속옷에 숨겨 국내로 밀반입한 일당 3명이 구속기소됐다.

부산지검 마약범죄 특별수사팀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총책 A씨(31)와 운반책 B씨(31) 등 2명을 구속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 등은 2022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모두 11차례에 걸쳐 필로폰 등 시가 216억원 상당의 마약류 6576g을 태국에서 국내로 반입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마약류는 필로폰 6468g, 엑스터시 239정, 케타민 101g 등으로 21만700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규모다.

팬티 속에 마약을 은닉한 장면 재현. 부산지검 제공

A씨는 태국에서 이 범행을 총괄하고, B씨 등 운반책은 팬티와 브래지어 등 속옷에 마약을 숨기는 수법으로 항공기에 탑승한 것으로 드러났다. 마약을 숨기기 위해 팬티 3~5장을 덧입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 3월 김해공항에서 이들 운반책을 검거한 이후 5월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리고 태국 마약청(ONCB), 미국 마약청(DEA) 등과 공조 수사를 벌였다. 그 결과 올해 6월 태국 파타야에서 검거된 A씨를 지난달 26일 국내로 송환했다.

검찰 조사 결과 A씨는 태국에서 체류할 자금을 마련하려고 범행을 시작했고, 국내 마약 유통을 통한 범죄 수익으로 호화 생활을 했다. 그는 태국 파타야에서 수영장이 딸린 월세 600만원의 고급빌라에 거주했는데 내부를 유흥주점처럼 꾸며 지인들에게 숙소처럼 제공하고 여성 접객원까지 부르는 등 재력을 과시하며 운반책을 모집했다.

필로폰 밀수 총책 A씨가 범죄 수익으로 태국에서 지인들과 유흥을 즐기는 모습. 부산지검 제공

A씨는 B씨 등 운반책이 검거되자 다른 운반책을 추가로 모집해 마약 밀수와 유통 규모를 확대하려다 당국에 붙잡혔다. 검찰 관계자는 “다른 운반책들과 국내 유통 조직에 대한 수사를 계속하는 한편으로 A씨가 태국 계좌로 수령한 마약 대금 등 현지에 은닉한 범죄수익도 추적해 환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최근 태국, 라오스, 미얀마 접경 지역을 일컫는 이른바 ‘골든트라이앵글’ 중에서 태국에서 국내로 반입되는 필로폰이 급증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태국발 필로폰 압수량은 6만9657g으로 전체 필로폰 압수량인 16만1550g의 43.1%였다. 국내 필로폰 유입국 1위가 태국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