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분당 흉기난동 사건'의 피의자 최원종(22)에 대한 사이코패스 진단검사(PCL-R)가 아예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나왔다.
최원종이 ‘조현성 인격장애(분열성 성격장애)’와 피해망상을 지닌 탓에 사이코패스 수치 측정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결론이 난 것이다.
사이코패스 진단 자체가 무산된 건 이례적인 일이다. 역대 주요 강력범죄자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에서는 ‘연쇄살인범’ 유영철이 38점,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 29점, ‘또래살해’ 정유정 28점, ‘부산돌려차기 가해자’ 27점, ‘연쇄살인마’ 강호순 27점을 기록했다.
경기남부경찰청 과학수사과는 지난 6일부터 최원종의 범행 동기와 배경을 규명하기 위한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를 실시했으나 사이코패스 성향 여부를 논단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10일 밝혔다.
사이코패스 진단검사는 냉담함, 충동성, 공감 부족, 무책임 등 사이코패스의 성격적 특성을 지수화하는 검사다. 모두 20문항으로 이뤄졌으며 40점이 만점이다.
국내에서는 통상 25점을 넘기면 사이코패스로 분류한다.
경찰 관계자는 “최원종은 기존에 조현성 인격장애로 진단받은 바 있고, 현재 정신증적 증상인 피해망상 등이 확인됐다”며 “이로 인해 사이코패스 평가요인 4가지(대인관계, 정서적 문제, 생활방식, 반사회성) 중 대인관계와 정서적 문제 관련 세부 문항 채점이 불가하다”고 설명했다.
최원종은 지난 3일 오후 5시56분쯤 수인분당선 서현역과 연결된 경기도 성남 분당구 서현동 AK플라자 백화점 앞에서 보행자들을 향해 차량을 몰고 돌진한 뒤 차에서 흉기를 들고 내려 시민들에게 마구 휘두른 혐의를 받는다.
이로 인해 1명이 사망하고 13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 차에 들이받힌 20대 여성 1명은 여전히 뇌사 상태다.
최원종은 이날 살인 및 살인미수, 살인예비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최원종은 송치 과정에서 ‘아직도 피해자들이 스토킹 집단 조직원들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간략히 말하자면 제가 몇 년 동안 조직 스토킹의 피해자였고, 범행 당일날도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다”며 “집 주변(서현역 등)에 조직원이 많이 있다고 생각해서 (범행했다)”고 주장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