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의 고급 주택가를 돌며 20채 넘는 집에 무단침입한 흑곰에게 두 번째 삶이 펼쳐졌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은 8일(현지시간) “레이크 타호 남부의 고급 주택가 일대를 어슬렁거리다가 주택 21곳에 무단 침입한 야생 흑곰이 1년 넘는 추적 끝에 새끼 곰 세 마리와 함께 지난 4일 붙잡혔다”고 보도했다.
이 흑곰은 덩치가 큰 탓에 ‘행크 더 탱크’(행크)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거구의 몸으로 먹이를 찾아 집을 부수고 들어가는 모습이 탱크 같다는 이유에서였다.
행크의 몸무게는 225㎏을 넘는다고 한다. 암컷 곰이 보통 125㎏ 정도 나간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일반곰보다 덩치가 두 배 가까이 큰 것이다.
WP는 행크가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아 일각에선 인간이 더 큰 피해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행크를 안락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주민들이 안락사를 반대해 콜로라도 동물 보호소에서 보살핌을 받게 됐다고 한다.
캘리포니아 어류야생동물국(CDFW)은 9일 페이스북에서 “64F(행크·주 정부가 부여한 관리 번호)가 검진을 완료하고 월요일 콜로라도의 새로운 보금자리로 갔다”며 “새끼들은 다른 보호소로 보내졌고 나중에 야생에서 자유롭게 살아갈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달 차에 치여 왼쪽 다리에 골절상을 입은 새끼 한 마리는 현재 회복 중”이라고 덧붙였다.
CDFW의 페이스북 게시물에 누리꾼들은 “두 번째 삶이 펼쳐져서 다행이다” “(행크가) 새끼와 헤어지는 것은 슬프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자레드 폴리스 콜로라도 주지사는 트위터(X)에 “행크가 콜로라도에 와서 너무 기쁘다”며 환영 인사를 전했다.
레이크 타호 남부의 주택가에 침입하는 곰은 행크만이 아니다. 이 지역에 있는 휴가용 별장들은 비어있는 경우가 많아 곰들이 겨울잠을 자거나 침입하기 완벽한 장소로 불린다고 WP는 전했다.
서지윤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