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호 태풍 ‘카눈’이 제주도 남동쪽 해상에서 남해안을 향해 북상하고 있다. 카눈의 강도는 한반도를 관통하면서 ‘중’으로 약화될 수 있지만, 상륙 시점에서 ‘강’의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9일 오후 4시 태풍 통보문에서 “카눈이 오후 3시 현재 서귀포 남동쪽 약 280㎞ 부근 해상에서 시속 13㎞로 북북서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눈은 태국에서 제출된 열대과일의 이름으로, 지난달 28일 괌 서쪽 해상에서 발생해 중국을 향해 서진하던 중 동진과 북진으로 두 차례 방향을 틀어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고 있다.
카눈은 현재 중심기압 965hPa(헥토파스칼), 최대 초속 37m(시속 133㎞)의 강한 태풍이다. 이 강도는 10일 오전 9시 경남 통영 북서쪽 약 30㎞ 부근 육상으로 진출할 때까지 유지될 것으로 기상청은 보고 있다. 충북 청주 남남동쪽 약 60㎞ 부근 육상에 위치할 10일 오후 3시부터 ‘중’으로 내려갈 수 있다.
카눈은 제주도 동쪽 해상을 지나 남해안으로 상륙한 뒤 한반도 내륙을 종단하는 예상 경로를 그리고 있다. 10일 밤 9시 서울 동쪽 약 40㎞ 부근 육상을 지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11일 오전 3시 북한 평양 남동쪽 약 110㎞ 부근 육상에 위치하게 된다.
카눈의 예상 경로는 당초보다 서쪽으로 더 기울었다. 12일 오전 3시 평양 북서쪽 약 130㎞ 부근 육상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될 것이라고 기상청은 전망했다.
기상청은 앞서 오전 10시 태풍 통보문에서 카눈의 한반도 최북단 도달 지점을 오는 11일 밤 9시 북한 자강도 강계 서쪽 약 50㎞ 부근 육상으로 지목했다. 현재 통보문에서 카눈의 한반도 최북단 도달 지점은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 쪽에 가깝다.
지금의 예상 경로대로면 카눈은 지난해 9월 ‘힌남노’ 이후 11개월 만에 한반도로 상륙하는 태풍이 된다. 또 1977년 기상청의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한반도를 남쪽에서 북쪽까지 종단하는 첫 번째 태풍으로 기록될 수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