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카눈’이 온다…교회는 이렇게 대비하세요

입력 2023-08-09 14:36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함에 따라 지역교회들은 시설 점검 등 피해 예방에 힘써야 한다. 사진은 2019년 태풍 '링링'으로 쓰러진 교회 첨탑 모습. 서울시 제공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하면서 안전사고에 대한 주의가 요구되는 가운데 교회도 시설 점검 및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피해를 미리 방지할 수 있도록 낡은 시설을 점검하고 소방계획을 세우는 등 예방에 만전을 기할 것을 조언했다.

교회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강풍에 대비해 간판이나 첨탑, 외관 장식, 현수막 등의 결속을 확인하는 것이다. 2020년 잇따라 발생한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으로 교회 5곳의 첨탑이 쓰러졌고 2019년 태풍 ‘링링’이 북상했을 땐 수도권에서만 10여곳의 교회 첨탑이 추락하는 등 피해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지방자치단체가 4m가 넘는 첨탑 등 공작물 축조 신고를 받고 수시로 점검하고 있지만 교회 자체적으로도 지속적인 관리와 확인이 필요하다.

18년째 소방공무원에 종사하고 있는 조현준(44) 인천선교중앙교회 집사는 9일 국민일보와 서면 인터뷰에서 “누구나 교회 간판과 외부 현수막 등이 건물과 단단히 연결돼 있는지 확인할 수 있으며 느슨하다면 간단하게 조치할 수 있다”며 “작은 관심이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풍 피해뿐만 아니라 침수피해에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예배당이나 주차장 등 건물 안에 물이 들어오는 것을 막는 모래주머니와 물이 들어찼을 때 빼낼 수 있는 양수기 등은 필수다. 또한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주민대피시설의 위치를 파악하고 교인들의 비상 연락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조 집사는 “교회 근처 배수로를 확인해 흙모래나 이물질이 있는지 살피고 교회에서 처리할 수 없는 경우 지자체에 연락해 정비해야 한다”며 “교회 대부분이 전기실을 지하에 두고 있어 침수될 경우 전기설비가 고장 나기 쉽다. 배수펌프 점검이 큰 손실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발생한 폭우로 수해를 입은 충북 오송과 경북 예천지역 교회들은 태풍 소식에 울상이다. 박재덕 예천제일교회 부목사는 “집이나 도로 등이 일부만 복구된 상황이기에 걱정이 크다”며 “교회에 모래주머니와 양수기 등을 비치하며 대비하고 있다. 아무 피해 없이 태풍이 지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